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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5차전 - 베테랑의 힘을 보여준 진갑용

by 푸른가람 2011.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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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하루만에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오늘 경기도 막판까지 3:4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팀을 구한 것은 주장 진갑용이었다. 진갑용은 8회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출장해 류현진의 다섯번째 공을 통타해 대전구장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2점짜리 역전포를 날리며 오늘 경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삼성으로선 중요한 한판이었다. 어제 경기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승리를 헌납한 삼성은 팀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연일 계속되는 선수들의 실책과 주루 플레이 미스는 타격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코칭스태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 투수진의 호투도 빛이 바래고 있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에이스 차우찬도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상대가 꼴찌 한화라고는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한화에 1승3패로 절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상대 선발은 괴물 류현진이 예고되어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삼성전에서 삼성 타자들을 꽁꽁 묶으며 승리를 따낸 적이 있었다.

1회초 선두타자 배영섭과 4번 최형우의 홈런으로 기분좋게 앞서나간 삼성은 중반 이후 끈질기게 따라붙은 한화에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화 마운드에는 여전히 류현진이 버티고 있었다. 이대로 무너지나 싶은 찰라에 터져나온 진갑용의 홈런은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짜리였다. 위기에 몰린 류중일 감독에게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준 결정포였기 때문이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비록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내줬다. 6과 2/3이닝동안 7피안타 2사사구로 4실점을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7개나 빼앗을 정도로 공의 구위 자체는 괜찮았다. 차우찬이 오늘 기록한 투구수 138개는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이다. 에이스의 책임감과 팀이 처한 위기가 또다른 기록을 만들어내게 한 셈이다.

올시즌 유독 하위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의적'으로 불리고 있는 삼성으로선 내일 경기가 중요하게 됐다. 5할 승률에는 복귀했지만 다시 치고 올라갈려면 한화와의 3연전을 반드시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 해야 한다. 오늘 보여줬던 깔끔한 수비와 집중력 있는 경기가 당연하게 선수들의 몸에 익을 수 있도록 좀더 긴장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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