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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낙동강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상주 도남서원

by 푸른가람 201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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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한겨울이었던 탓도 있겠지만 도남서원에서는 인적 조차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도남서원 바로 옆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알리는 표지판 아래 중장비들이 작업에 열중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서원 안의 적막감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안동의 병산서원이 낙동강 바로 옆에 세워져 있어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것처럼 이곳 도남서원도 그에 못지 않은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병산서원에 비해 일반인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타지에서 오는 여행객들은 물론 인근의 상주시민들 조차 도남서원의 존재를 모르고 사는 이도 많을 겁니다.



도남서원이 위치한 상주시 도남동 일대는 지금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즈넉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던 곳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으로 변화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의 생활모습도 바뀌게 될 것이고, 조용하던 이 지역에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 상주보 공사현장이 완공되고 인근에 공사가 진행중인 낙동강생물자원관이나 상주시 자전거박물관 등이 문을 열게 되면 지금까지 상주를 대표하던 관광지 경천대와 더불어 하나의 관광벨트로 조성되게 될 것입니다. 지역유림들의 관심속에만 존재하던 도남서원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게 마냥 좋아만 할 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도남서원은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이언적, 이황, 노수신, 류성룡, 정경세, 이준 등의 위패를 봉안하여 제향하고 있는데 그 면면을 보면 워낙에 이름난 유학자들이 많네요. 보통의 서원들을 보면 대부분 적게는 한명, 많아도 서너명 이상을 넘기지는 않는 경우가 많던데 이 도남서원이 특별한 경우인 것인지 좀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선조 39년(1606년에) 현재 자리인 상주시 도남동에 세워졌고 숙종 2년때인 1676년에 편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때 훼철되었다 이후 1992년 지역 유림들이 뜻을 모아 강당 등을 설립하였고 2002년에 본격적을 복원되어 현재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도남서원은 규모가 그리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깔끔하게 잘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경내에는 도정사, 손학재, 민구재, 정허루, 장판각, 전사청, 영귀문, 고직사, 일관당, 입덕문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서원으로서 갖추고 있어야 할 것들은 빠짐없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도산서원이나 병산서원과 비교해서는 역시 고풍스러운 맛이 떨어지는 것은 본격적인 복원이 2002년 이후에 이루어진 탓일 겁니다.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순간만은 내가 세상속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느낌이랄까요, 나만이 혼자 그 멋진 풍경과 고즈넉한 시간을 소유한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이 도남서원도 낙동강 가에 세워져 있긴 하지만 그런 느낌과는 동떨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격변의 시기가 지나가면 도남서원만의 느낌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날이 곧 오게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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