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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전통의 도시 전주한옥마을의 상징 경기전

by 푸른가람 2010.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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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전주는 뭐랄까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전통의 아름다움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전주 비빔밥이라는 먹거리도 유명하지만 역시 전주의 상징은 700여채의 한옥이 고스란히 원형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한옥마을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전주한옥마을의 상징과 같은 곳이 바로 경기전입니다. 경기전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 위치하고 있는 조선시대의 전각으로 사적 제33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태종 11년(1410년)에 전주, 경주, 평양에 조선왕조의 시조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전각을 세웠는데 원래 이름은 어용전이었다 합니다.



이후 세종때 전주이씨의 본관인 전주를 왕조의 발상지라 여겨 이곳에 세워진 전각의 이름을 경기전(慶基殿)으로 부르기 시작했으며 이후 정유재란때 불탔던 것을 광해군때 중건한 것으로 전해 집니다. 경기전은 정전과 조경묘로 나뉘는데 현재 면적은 49,590㎡ 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경기전 정전의 모습입니다. 뭔가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정면에 서면 진입을 금하는 신도(神道) 표시가 있고, 정전을 따라 조선시대 여러 왕들의 어진이 모셔져 있습니다. 국사책에서만 보아 오던 태조 이성계, 태종, 세종, 정조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의 내노라 하는 임금들의 모습을 다 볼 수 있습니다.




경기전을 찾았던 날은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습니다. 게다가 며칠 전에 눈이 내려서인지 바닥이 너무 질어서 걸어 다니기 쉽지 않더군요. 기대보단 조금 실망이 컸었는데 그래도 지금도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다면 바로 경기전에서 바라 본 전동성당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전통의 한옥촌인 한옥마을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서양식 건물인 전동성당이 이처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거든요. 부드러운 한옥의 곡선과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직선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또 한편으로 서로의 모습에 잘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서 참 보기 좋습니다.



찬 날씨 때문인지 사람의 체온이 더 그리워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루에 모여앉아서 따뜻한 햇살을 쬐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 훗날에도 경기전을 생각하면 항상 경기전에서 바라본 전동성당의 모습과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않고 마루에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시던 이 분들의 모습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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