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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보물들로 가득찬 백제 고찰 김제 금산사

by 푸른가람 201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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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아들에 의해 유폐되었던 절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통의 사찰에서 보기 힘든 3층자리 건물인 미륵전이 인상적이어서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던 절이었지요. 대구서 김제까지도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라 늘 언제고 한번은 가봐야지 하고 맘만 먹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기회가 생겼습니다.






때는 단풍철입니다. 이름없는 동네 뒷산에도 울긋불긋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가을 산의 경치를 구경하느라 사람들이 몰리는 판에 그래도 이름난 산과 사찰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행락객들을 피해 일찍부터 움직여 봤습니다. 다행히도 조금 이른 시각의 금산사는 생각보다 조용하더군요.







대부분의 사찰 입구가 그렇듯 금산사 들어가는 길도 참 아담하니 이쁘네요. 이곳 금산사도 모악산도립공원 안에 들어가 있어 아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 아쉬운 것은 역시 도립공원이다 보니 입구에 엄청 큰 규모의 주차장도 있고, 근처에서 체육대회도 열리고 해서 조금 번잡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조용한 산사의 모습과는 조금 동떨어진 모습이라고 할까요.







금산사는 불교 조계종 제17교구의 본사일 정도로 대사찰입니다. 유구한 역사에 있어서나 규모에 있어서도 여느 사찰에 뒤지지 않습니다만 과거의 화려했던 전성기에 비한다면 지금이 많이 쇠락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전란을 겪으며 소실과 중창을 반복하며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웅전 앞에서 사찰 마당을 보면 너무 넓어서 휑하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입니다.







금산사의 창건과 관련해서는 백제 법왕 1년인 599년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고 합니다. 후백제의 견훤이 창건하였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늘 주변에 있는 신라시대 사찰에만 익숙해져 있다 백제 사찰을 보니 느낌이 색다르네요. 백제사찰, 신라사찰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조선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건물일테니 건축형태에선 큰 차이가 없겠지만 뭔가 둘 사이에 뭔가 다른 느낌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건물도 그리 많지 않고 규모는 이름난 대찰에 비해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금산사는 수많은 보물들로 가득찬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미륵전 하나만으로도 금산사를 다른 사찰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미륵전은 국보 제62호로도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3층짜리 불전입니다.






당초 8세기때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현재 건물은 1597년 정유재란대 불타 없어진 것을 인조때 재건한 것이며 이후 몇차례 더 중수한 것이라고 합니다. 건물을 곁에서 보면 그 무거운 세월을 절로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내부에는 높이가 무려 11.82m에 달하는 금동미륵존불이 있는데 건물의 규모나 불상의 규모에서 보는 이들을 압도합니다.






금산사에는 이 미륵전 외에도 정말 수많은 보물들이 있습니다. 대웅전 앞에 있는 보물 제23호 석련대, 보물 제24호 혜덕왕사진응탑비, 보물 제25호 5층석탑, 보물 제26호 방등계단, 보물 제27호 6각다층석탑, 보물 제28호 당간지주, 보물 제 828호인 석등, 보물 제827호 대장전까지 금산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금산사는 일대가 사적 제496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당간지주 주변의 풍경이 참 마음에 듭니다. 굳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당간지주가 자연에 잘 어울리며 동화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왠지 모를 끌림에 당간지주 주변을 한바퀴 돌며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그 웅장한 미륵전 보다 이 모습이 금산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금산사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조금 일찍 서두른 덕분에 조용하게 백제의 고찰 금산사를 잘 구경하고 나온 것 같습니다. 들어갈 땐 입구 주차장에 차가 겨우 2대 세워져 있었는데 불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자동차가 가득합니다. 어쨌든 이 계절 가을은 누구나 어디든 떠나고 싶어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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