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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5연승 삼성, SK 잡고 1위 가나

by 푸른가람 201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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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삼성의 1위 탈환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삼성은 뉴 에이스 차우찬의 선발 역투와 리드오프 조동찬의 활약에 힘입어 2위 경쟁자 두산과의 3연전 첫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두산과의 게임차를 3.5게임으로 늘렸고, 롯데에 덜미를 잡힌 선두 SK와의 경기차는 3게임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지난주 8월 10일 롯데전에 등판해 1이닝을 던졌지만 우천 취소되는 바람에 헛심만 썼던 차우찬은 이틀후 롯데전에 다시 선발등판했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3.2이닝동안 5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3실점하며 초반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7월 이후 피칭 가운데 최악이었다.

오늘 두산과의 경기 초반 상황도 순탄치는 않았다. 1,2번 타자를 연속으로 출루시켜 맞은 1사 2,3루 위기상황을 맞았다. 타석에는 타격기계 김현수와 2군에서 막 돌아온 두목곰 김동주, 그리고 삼성만 만나면 힘이 펄펄 나는 최준석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초반 대량실점으로 자칫 페이스를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차우찬은 침착하게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김동주마저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큰 불을 껐다.


이후에도 몇차례 위기를 맞긴 했지만 야수들의 호수비와 위기 관리능력을 선보이며 5와 1/3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7승째를 기록했다. 시즌을 앞두고 목표로 했던 7승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생애 첫 두자리 승수도 요원한 일만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차우찬의 뒤를 이어 나온 필승 계투조의 활약도 여전했다. 5회 리드상황에서의 승리확률 100%를 이어나가고 있는 삼성은 오늘도 정현욱(1.2이닝) - 권혁(1이닝) - 안지만(1이닝)은 사이좋게 나눠던지며 5회 리드시 승리숫자를 47로 늘였다. 여전히 믿음직하긴 하지만 선발투수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어쨌든 피로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다.

1번타자로 나선 조동찬도 공수에서 활약이 쏠쏠했다. 1회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2루 도루에 성공한 조동찬은 3번 박석민의 외야플라이때 홈을 밟으며 선취득점에 성공하더니, 팀이 1:1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5회에는 두산 선발 임태훈의 폭투때 과감하게 2루에서 홈을 파고 들며 귀중한 결승점을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도 잡아내는 등 한껏 물오른 경기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진갑용, 이정식 두 주전포수가 한꺼번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암울하면서도 희귀한 상황에서도 삼성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자칫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2군에서 갑작스레 올라온 채상병, 현재윤이 투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준 것이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여전히 채상병의 도루저지는 힘겨워 보이고, 현재윤의 타격감은 바닥인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정식은 예기치못한 손목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이 끝나버린 상황이고, 주전포수 진갑용도 누적된 피로와 크고작은 부상으로 당분간은 2군에서 몸을 추스려야 한다. 포스트시즌 때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어쩌면 채상병과 현재윤 두 포수로 포스트시즌을 뛰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시즌 막판 순위싸움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2위권과 10경기 이상을 벌여 사실상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전에 둔 것처럼 보이던 SK는 시즌 말미에 접어들면서 불펜진의 부진이 빌미가 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반적인 승률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삼성, 두산의 상승세가 워낙 무서운 상황이라 야신 김성근감독도 맘을 놓을 수 없게 됐다.

110경기를 치룬 삼성에 비해 여섯 경기를 더 많이 남겨둔 SK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나, 휴식없이 계속되는 경기 일정이 자칫 투수진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자칫 맥빠진 시즌이 될 수도 있었지만 SK, 삼성, 두산의 3강이 벌이는 선두싸움, 롯데와 KIA가 벌이는 치열한 4위 싸움이 야구팬들의 흥미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언감생심 1위는 생각지도 않고 있다. 두산과의 2위싸움이 급선무"라는 선동열감독이지만 이 분위기라면 내심 1위를 노려볼만도 한 상황이다. SK의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지레 겁먹고 포기했던 하위권 팀들이 SK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다면 SK의 앞날은 더욱 험난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시즌의 결말은 여전히 오리무중,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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