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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08년 신데렐라 3인방 무럭무럭 자라고 있나 - 채태인

by 푸른가람 201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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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고를 졸업하고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채태인이었지만 결국 높은 벽을 실감하고 귀국해야 했다. 애시당초 투수로 성공하고자 했지만 그가 프로무대에서 마운드에 설 자리는 없었다.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채태인은 타자로 전향해 2008년 시즌 들어 본격적으로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2008년 신데렐라 3인방 가운데 채태인의 활약이 가장 미미했다. 68경기에 출장해 2할대 중반(.266)의 타율에 10개의 홈런과 42타점을 기록한 것이 성적의 전부였다. 출장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솔직히 객관적인 기록만으로 봤을 때 박석민, 최형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이 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채태인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북고 시절 에이스였던 이승엽이 삼성 입단과 더불어 타자로 전향해 대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긴 하지만, 사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채태인은 불과 1, 2년 사이에 프로무대에 타자로 적응하기 시작했고, 그 성장세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팬들이 그를 '채천재'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하나 채태인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수비능력이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1루수 수비능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3루를 핫코너라고 부르지만 뛰어난 좌타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1루도 제2의 핫코너가 되고 있다. 


1루 선상을 빠져 나가는 강한 타구를 잡아낼 수 있는 능력과 야수들의 송구를 안정적으로 포구할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포지션이 바로 1루수인 것이다. 이승엽 이후 삼성의 1루 자리를 많은 선수들이 거쳐 갔지만 수비능력에서 만큼은 채태인을 능가한 선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도박파동의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을 어렵게 시작했던 채태인이었지만 천재답게 중반 이후 페이스를 끌어 올려 2009년 시즌 118 경기에 출장해 3할대에 육박하는 .293의 타율과 17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타율과 홈런, 타점 등 공격 전부문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괄목상대할 정도의 기량 향상을 보여준 셈이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8월 14일 현재 채태인은 85경기에서 타율 2할9푼, 13홈런과 49타점을 기록중에 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경기 출장수가 많이 줄어든 탓에 홈런과 타점 부문에 있어서 지난해 보다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5할대를 돌파했던 장타율(.514)도 올시즌은 4할5푼2리에 불과해 2008년 시즌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석민과 최형우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만큼 채태인은 컨택 능력을 좀더 보완해서 중거리 타자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수비능력에서도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는만큼 3할대의 타율과 20홈런 정도를 꾸준히 기록해준다면 삼성의 1루 주인은 채태인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물론 이승엽이 한국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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