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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의 전쟁에 사활 건 삼성 vs 두산의 마지막 승부

by 푸른가람 20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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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두산이 달구벌에서 마지막 진검승부를 펼친다. 어제 경기에서 두산이 한화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치열한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2위 삼성과 3위 두산의 게임차는 4.5게임으로 줄어 들었다. 오늘 경기는 단순한 1경기가 아니다. 9승 9패로 팽팽한 호각세를 벌이고 있는 양팀의 상대전적 우열이 갈려지는 게임이며, 사실상 2위싸움에 종지부를 찍느냐 마느냐가 걸린 게임인 것이다.

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삼성은 에이스 장원삼을, 두산은 홍상삼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장원삼은 올시즌 25게임에 등판해 11승 4패를 기록중이며 평균자책도 3점대 초반(3.32)에 머물러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는 피칭을 하고 있다. 반면 홍상삼은 올시즌 25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홀드를 기록중이며 70과 2/3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 6.88을 기록중에 있다.


객관적인 기록만으로 보자면 두자리 승수를 기록중인 장원삼이 아무래도 홍상삼에 비해 무게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어찌보면 일방적인 결과가 예상될 수 있겠지만 양팀간의 상대전적을 놓고 보자면 또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장원삼은 두산전에서도 강했다. 4게임에 등판해 3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평균자책도 2.91을 기록할만큼 완벽한 피칭을 해 왔다.


비교적 많은 21.1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피홈런은 김동주에게 맞은 것이 유일하다. 사사구(5개)와 탈삼진(15개) 비율도 훌륭하다. 장원삼이 두산전에 강한 자신감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20일 KIA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내려와 시즌 12승 달성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홍상삼도 삼성엔 나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삼성전에 2경기 출장해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 3.00을 기록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강한 면을 보이고 있어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상삼 선발 투입은 7개구단 중 가장 강한 면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 성적을 고려한 김경문감독의 노림수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상대타자 기록을 한번 살펴보자. 좌완 장원삼을 상대해서는 역시 두산 우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최근 두산 타자 가운데 가장 무서운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양의지가 5할 타율로 장원삼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고, 고영민-김동주-손시헌 등의 3할대 타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반면 김현수, 이성열, 이종욱 등 두산의 주력 좌타자들은 하나같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 타선의 키는 오른손 타자들이 얼마나 해결해주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홍상삼에 대한 삼성 타자들의 타격기록은 표본이 너무 부족하다.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겨우 6이닝밖에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올시즌 기록만 놓고 보자면 삼성의 상위타선은 홍상삼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영욱-조동찬-박석민-채태인-최형우로 이어지는 타선에서 몰아치기를 한다면 승부가 초반에 싱겁게 갈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역대기록을 놓고 보면 박한이가 홍상삼의 천적 역할을 톡톡히 했음을 알 수 있다. 7타수 3안타를 기록중인데 데이타를 중시하는 선동열감독 성향상 박한이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진만, 양준혁 등도 상대 기록이 좋긴 하지만 둘 다 경기에 출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역시 박석민-이영욱-채태인-최형우 등이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홍상삼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채상병이 현재윤에 비해 홍상삼 공략에 능했다는 점이다. 현재윤이 전성기(?)에 비해 투수리드나 도루 저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채상병에 비해선 수비능력에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선발포수 자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타격은 믿을 게 못된다는 선감독의 평소 지론대로라면 아무래도 현재윤이 간택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비록 좌완투수의 잇점이 있긴 하지만 두산 육상부를 초반에 잡아두지 않으면 경기를 쉽게 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원삼의 최근 다섯 경기 성적표는 무난한 편이다. 한화와 LG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을 때는 모두 6이닝 이상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지만 SK, KIA 전에서는 5이닝 언저리에서 3실점하며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내심 자신의 목표로 삼고 있는 시즌 15승에 대한 욕심이 오늘 승부에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력대로만 던진다면 장원삼이 분명 홍상삼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지만 얼마나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 초반을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상삼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 4.50을 기록중이다. 눈에 띄는 호투를 펼친 적도 없지만 한꺼번에 무너지지도 않는 무난한 피칭을 해오고 있다.

두산이 오늘 경기를 잡는다면 향후 상위권 싸움이 좀더 재미있어 질 것이다. 두산이 1위까지 넘보기에는 분명 벅차보이지만 2위 싸움에 뛰어든다면 그 후폭풍을 SK가 받게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으로선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사실상 2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못해도 본전이란 편안한 마음으로 SK에 도전장을 던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이래저래 오늘 경기는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뇌)삼'과 '홍삼', 두 삼 가운데 어느 삼이 더 효능이 좋을까.

* 각종 기록은 한국야구위원회, 스탯티즈( http://www.statiz.co.kr/ )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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