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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쇠락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정이품송

by 푸른가람 201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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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가는 길에 서 있는 정이품송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나무지요. 600년 이상이나 정이품이라는 높은 벼슬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악성 종양으로 고생하던 세조 임금이 1464년 법주사 근처 복천암이라는 곳의 약수가 효험이 있다 하여 행차하던 차에 이 소나무 밑을 지나게 되었는데 소나무 가지가 가마에 걸릴까 봐 "연(가마) 걸린다"며 꾸짖자 가지를 들어올려 무사히 지나가게 해줬다는 얘기가 전해져 옵니다. 이에 탄복한 세조가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는 얘기지요.

* 정2품 : 고려와 조선시대의 문,무관 관계로 대표적인 관직으로는 6조 판서, 대제학, 판윤 등이 있으며 대감이라는 호칭으로 불렸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각 부 장관과 서울시장 정도가 이 정도에 해당된다 할 수 있겠네요.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의 속리산 입구에 위치해 있는 정이품송은 1962년 12월 23일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어 국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 1980년대 솔잎혹파리 등의 병충해 피해를 입은데다 1993년에는 강풍으로 서쪽 가지가 부러졌고, 2004년 3월에는 때아닌 폭설로 남쪽 가지를 잃었습니다. 최근에는 2007년 길이 7m 짜리 서쪽가지가 부러져 예전의 당당하던 기품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수학여행때만 해도 나무 전체에 방충망이 쳐져 있어 보기에 흉물스러워 보이기는 했어도 외관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며칠전 직접 보니 쇠락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수세 악화를 막기 위해 문화재청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중에 있긴 하지만 노쇠화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이제 그 당당하던 예전의 모습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서서 속리산과 법주사를 찾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랜간만에 고향집을 찾는 자식, 손자들을 저 멀리서 두팔벌려 마중나오시는 시골 어르신들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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