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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1박2일' 덕에 제대로 유명세 치르는 회룡포

by 푸른가람 201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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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하게 회룡포를 즐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2월쯤이었나. 모처럼 잔설이 남아 있는 회룡포의 겨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겠다고 회룡포를 찾았다가 주차공간이 없어 중간에 차를 돌려 되돌아왔던 기억이 있네요. 회룡포를 여러번 다녀봤지만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거라곤 상상을 못했었거든요. 모든 게 다 '1박2일' 탓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회룡포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멋진 여행지였습니다. 회룡포 마을을 중심으로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완벽한 물돌이 모습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멋진 사진 촬영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박2일' 예천 추억여행 편이 방송된 이후부터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예천군이나 인근의 상인들 입장에서는 분명 좋은 일이긴 합니다만 언제 가더라도 여유롭고 한적한 모습을 보여주던 회룡포가 이제 예전같지 않음은 조금 섭섭한 일입니다. 앞으로 번잡함을 피하려면 새벽 이른 시간에 가는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번 가는 시간이 비슷하다 보니 사진도 비슷비슷 합니다.


항상 회룡대에 올라 회룡포 마을을 휘감고 돌아가는 물줄기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은 광각의 아쉬움이죠. 변함이 없습니다. 다음번엔 좀더 넓게 담아봐야지 하는 생각은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풀프레임 바디에 12mm 정도의 광각렌즈를 장만하고 회룡포를 찾을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 기대해 봅니다. 그까짓거 수천만원 드는 것도 아닌데 장만하기가 참 쉽지 않네요.




회룡포(정확히 말하면 회룡대)를 처음 오시는 분이라면 한여름은 피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네요.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나무계단과 산길을 따라 조금만 걷는 수고를 감수하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고, 군데군데 시원한 그늘이 있긴 하지만 역시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는 멋진 풍광도 다 귀찮아지는 법입니다.



같은 장소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그 느낌이 다른 곳이 이곳 회룡포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4대강 사업에 따라 하류로의 모래 유출량이 줄어들어 이곳의 모래사장이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측은 상류에 건설 예정인 영주댐으로 인해 감소되는 모래 유출량은 골재 채취로 인해 사라지던 모래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일부에서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현재까지는 양측 모두 예측에 불과한 상황입니다만 아름다운 회룡포의 풍광이 훼손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아니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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