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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8차전 리뷰 - 너무 불공평한 싸대기 동맹

by 푸른가람 200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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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이틀 연속 두산에 완패했다. 첫날 3:15에 이어 오늘도 5:17의 12점차 대패였다.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경기 양상도 똑같았다. 선발로 등판한 삼성 차우찬은 전날 에르난데스가 그랬듯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2이닝동안 8안타 5볼넷을 허용하며 8실점. 선발투수가 하염없이 무너지자 삼성의 지키는 야구로는 대책이 없었다. 모처럼 대구구장을 가득메운 홈팬 앞에서 또한번 치욕을 톡톡이 당했다.

삼성과 두산의 '싸대기 동맹'도 이젠 옛말이다. 한 경기 시원하게 맞아줬으면 오늘같은 경기는 당연히 양보해야 되는거 아닌가. 이틀 연속 두산의 타선이 폭발하는 것을 보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두산 선발 세데뇨는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불붙은 타선 덕분에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진지하게 경기를 되돌아보기에는 너무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근근히 버텨오던 삼성 선발진이 한계에 온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강한 투수들을 불펜진에 배치하는 선동열식 야구가 빛을 발하려면 최소한 5이닝을 버텨주는 선발투수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배영수의 2군행에 이어 불펜으로 밀려난 윤성환마저 부진하다.

크루세타는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에르난데스를 바라보는 선동열감독의 인내심도 곧 바닥을 드러낼 것 같다. 선발투수가 1회부터 무너져버리면 허약한 타선을 가진 삼성으로선 도저히 배길 방법이 없다. 2005년부터 계속되던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에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킬 것이 있어야 지키는 야구도 존재하는 법. 2000년대 삼성 왕조에 선동열표 투수 왕국의 희망을 노래하던 때가 바로 엊그제적 일만 같이 생생한데, 이제 삼성은 당장 내일 선발투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투수력이 바닥나버렸다. 차라리 90년대 중후반 삼성의 암흑기에도 요즘처럼 암울하지는 않았다. 삼성팬들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양준혁의 통산 346호 홈런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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