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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두명의 LEE, 누굴 응원해야 하나?

by 푸른가람 2007.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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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프로야구가 개점휴업 상태라면 일본은 요즘 포스트시즌 경기들이 한창이다. 전통적인 센트럴, 퍼시픽리그 1위팀간의 일본시리즈 대전방식에서 탈피해 수년전부터 퍼시픽리그에선 한국식 포스트시즌 경기방식을 도입했고, 올해부터는 센트럴리그에서도 클라이막스 시리즈라는 이름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승엽이 4번타자로 뛰고 있는 요미우리는 센트릴리그 1위팀으로, 이병규의 주니치도 2위로 가을잔치에 이름을 올렸다.

팀성적처럼 이 둘의 개인성적도 엇갈렸다. 비록 작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어도 이승엽은 3년연속 30홈런 이상으로 일본최고 명문구단의 4번자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병규는 일본 이적 첫해를 부진속에 마음고생으로 보냈다.

한때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던 두명의 'LEE'가 바다건너 일본땅에서 다시 만났다. 여전히 그들의 관계는 동료가 아닌 적일 수 밖에 없다. 어느 하나가 승자가 되면, 다른 하나는 패배의 아픔을 곱씹어야만 할 수밖에 없다.
1차전에서는 이승엽의 반쪽 승이었다면 2차전은 이병규의 완벽한 복수전이었다. 4타수 2안타로 타선을 이끈 이승엽이지만 팀은 주니치에 무너졌다. 개인성적보다 팀승리를 중요시했던 이승엽으로선 4번타자의 중압감이 더욱 크게 느껴질 2차전이었을 것이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 출발은 좋아보였지만 이후 결정적 기회에서 연달아 병살과 범타로 물러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면 이병규는 펄펄 날았다. 2차전에서도 연거푸 삼진을 당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이병규는 7회 팀승리를 결정짓는 2타점 3루타에 이어 9회에서는 요미우리의 수호신 우에하라에게 솔로홈런까지 빼앗으며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주니치가 2연승으로 내달리며 대망의 일본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상태. 이대로 만만히 당하고 있기엔 요미우리 4번타자 이승엽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을 것이다. 3차전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롯데시절이던 2년전 일본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기쁨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 백척간두에 놓인 팀을 구해내기 위해서 이승엽의 활약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지금이다.

반면 이병규는 여유만만이다. 팀은 일본시리즈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이고, 타격감도 좋다. 시즌 동안의 부진을 포스트시즌의 활약으로 만회하려면 주마가편의 자세로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병규의 일본정벌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그나저나 이 둘이 맞붙는 경기때면 항상 고민하게 된다. 두명의 LEE 가운데 누굴 응원해야 할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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