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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야구장, 자유와 방종의 경계를 그어라.

by 푸른가람 200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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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는 귀족 스포츠가 아닙니다. 테니스나 골프처럼 관중에게 엄격한 관전룰을 요구하지도 않지요. 누구나 저렴한 입장료를 내고 3시간 정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지극히 대중적인 스포츠가 야구입니다. 그래서인지 야구장에선 술(맥주로 공식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도 판매합니다.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도 부르면서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야유도 하고 욕설도 합니다. 저는 야구장의 이 자유로운 공기가 좋습니다. 만원관중이 가득찬 야구장의 열광적인 응원이 좋습니다.


그러나 관중들의 자유는 관중석에서만 존중되어야 합니다.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맘껏 선보일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하고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것이 팬들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팬들이 관중석에서 그들의 자유를 맘껏 향유하듯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누려야 하는 자유를 침해해서도 안됩니다. 야구는 아주 섬세한 멘탈 스포츠입니다. 한순간 한순간 미묘한 움직임에 의해 경기의 흐름 자체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투수의 어깨가 식으면 실투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야수들이 오래 수비를 하다보면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기도 합니다.


가끔은 그라운드로 난입한 관중이 심판이나 선수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합니다. 만취한 관중에게 그라운드가 놀이터가 되도록 계속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관중석에서 홈팬과 원정팬의 감정싸움이 과열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프로야구 초창기때를 되돌아보면 많이 살벌했지요. 흥분한 관중들은 구단버스를 불태우기도 했고, 야구장을 향해 소주병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쓰레기통은 그라운드 안에서 뒹굴었고, 김응룡감독은 참외테러(?)를 당하기도 했지요. 물론 과거와 비교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좀더 엄격한 법집행이 있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한두명 미꾸라지 같은 관중에게 야구장을 내어줘야 합니까?


야구장의 자유스러움이 지나쳐 아수라장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칫 승부욕이 지나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살벌한 전쟁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사랑하는 야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스포츠로 롱런하길 기원합니다.

자유와 방종의 경계는 모호합니다. KBO와 구단에서는 다수의 선량한 야구팬들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일부 과격팬들의 ‘방종’을 규제할 만한 장치를 속히 마련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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