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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사직구장의 두가지 모습

by 푸른가람 200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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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야구열기를 자랑하는 사직구장. 부산의 야구사랑은 정말이지 뜨겁습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고작 12,000명이 들어가는 작은 구장에다 관중석 의자는 불편하지요. 편의시설도 열악하고 대중교통이 원활한 것도 아닙니다. 주차장도 부족합니다. 게다가 그 작은 12,000 관중석도 매진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물론 포스트시즌 경기는 예외입니다만 과거 한국시리즈를 제외한 포스트시즌 경기의 대구구장 흥행은 그리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워낙 야구수준이 높은(?) 동네라 한국시리즈 정도 아니면 눈에 차지 않나 봅니다.

그런데 부산은 어떻습니까? 올시즌 관중동원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평일경기도 만원관중으로 사직구장이 넘쳐납니다. 시도때도 없이 부산갈매기를 합창하고, 신문지 응원과 파도가 넘실댑니다. 비록 롯데팬은 아니지만 그 열기와 함성, 열정. 참 부럽습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어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보여진 일부관중들의 추태는 앞으로 사라져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사직구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과거 '99년 플레이오프를 기억하십니까? 역사상 최악의 관중폭력사태의 하나로 기억될만 합니다. 지금도 그 때 사진이나 영상을 보노라면 낯이 뜨겁습니다.

3만 홈관중 앞에서 홈팀이 어이없는 대패를 당하는 모습, 그 어떤 팬도 보고싶지 않을 겁니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나름 열성적으로 응원을 펼치는 상대팀 응원단이 밉상스러울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부산은 더 이상 야구도시로 칭송받을 수 없을 겁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것인지, 롯데를 사랑하는 것인지, 홈팀의 승리만을 사랑하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야구장은 야구를 하는 곳이지, 타인에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곳은 결코 아닙니다. 앞으로 벌어질 경기에서는 오늘과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보이지 않길 기대해 봅니다. 특히 대구에서 펼쳐질 주말경기가 걱정입니다. 그나마 낯경기라서 조금 덜할 것 같긴 하지만 과거 삼성과 롯데가 맞붙는 날이면 대구구장은 아주 난리가 났었습니다. 라면국물이 날아다니고, 육박전이 펼쳐지던 과거의 야구문화는 이제 추억거리로만 존재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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