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은 전날 경기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진행됐다. 1차전에서 봇물터지듯 안타를 터뜨리던 방망이는 식었지만 하위타선이 힘을 냈다. 박진만, 채태인, 김창희, 조동찬으로 이어진 삼성의 하위타선은 4타점을 합작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선동열감독의 감은 이날도 적중했다. 선감독은 선발 에니스가 3회 2사후 만루위기에 처하자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려 공 하나로 이닝을 매조지했다. 오승환의 9회말 실점은 옥의 티였다. 8회를 잘 틀어막았지만 9회 들어서며 확연히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선발진의 난조가 언제든지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롯데 선발 손민한은 시즌 초반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경기를 박빙으로 이끌었다. 이날 롯데계투진의 백미는 단연 강영식이었다. 삼성시절 전임 김응룡감독의 총애를 받는 기대주였으나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운명을 맞았던 그였다. 롯데 이적후 강영식의 기량은 만개한 듯 보인다. 제구도 안정됐고,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믿었던 향운장 최향남이 박진만에게 카운트펀치를 맞고 낙마했지만, 1차전처럼 불펜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롯데가 2연패후 3연승의 드라마를 기대해는 이유도 바로 이 대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롯데로서는 중심타선의 부활이 급선무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자를 이어주는 고리가 부실하다. 조성환의 부진은 2차전에서 계속됐다. 매번 조성환 타석에 찾아온 기회마다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5회말 무사 만루에서의 병살타는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사직구장에서 내심 2연승을 노렸던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1차전 3루응원석 점거사태에 이어 2차전에서도 레이저쇼로 경기장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프로야구 인기몰이의 주인공으로 칭송받던 부산의 열혈 야구팬들이 일부 관중들의 망나니짓으로 일순간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부산갈매기의 비상을 위해 잠시 숨고르기가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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