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웬일인지 선동열감독이 웃고 있다.

by 푸른가람 2008. 10. 7.
728x90

준플레이오프를 이틀 앞둔 6일. 삼성 선동열감독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예년과 달리 포스트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3승 1패' 정도로 이기지 않겠냐고까지 했다. 도대체 이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일까? 도무지 롯데와 비교해 딱히 낫다고 보여지는 게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밝혔듯 두팀의 전력차는 상당하다. 투수력에서도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클로져를 제외하고는 자신있게 삼성의 우세를 점칠 수 있는 부문도 없다. 이 엄연한 현실은 공격력이라고 다르지 않다. 테이블세터진, 클린업트리오, 하위타선 모두 상승세에 있는 롯데의 우세다. 기동력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김주찬과 조성환의 도루만 합쳐도 삼성의 팀 도루기록을 뛰어 넘는다. 길게 얘기해봐야 입만 아프다.

선동열감독도 정규시즌과 같은 운영으론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롯데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이대로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타선을 예고했다. 박한이, 박석민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린다. 시즌 대부분을 4번타자 혹은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박석민에게 2번타선은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2번은 통상적으로 번트, 치고달리기 등 작전에 능한 선수가 주로 맡겨졌던 보직이 아니던가?

양준혁-진갑용-최형우로 이어지는 클린업은 힘이 느껴진다. 모든 것이 진갑용의 힘 덕분이다. 햄스트링 부상탓에 시즌 막판 현재윤에게 마스크를 넘겼던 진갑용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양준혁도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상대적으로 큰경기 경험이 적은 최형우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기회의 무대다. 정규시즌 암울했던 팀타선에 한줄기 빛처럼 빛나던 그였지만 숨막힐 듯한 긴장의 연속인 포스트시즌에서도 강심장을 보여줄런지 기대반 걱정반이다.

하위타선도 채태인의 가세로 힘이 실렸다. 시즌 막판 확연한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는 박진만, 부상에서 돌아와 두자리수 홈런을 채운 채태인, 공수에서 무난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김창희, 그리고 애증의 대상인 조동찬까지.

이렇게 삼성 타선을 하나둘 적다보니 롯데에 결코 밀려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부분부분을 떼서 비교해보면 어느 하나 앞서는 것이 없는데 이렇게 뭉뚱거려 전체를 보니 딱히 쳐질 것도 없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든다. 선동열매직에 빠진 탓일까?

어차피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세상일이 예상했던 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야구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예측의 부정확성에 있다. 언제나 강자의 힘을 잃지 않았던 삼성이지만 이번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롯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밑져야 본전이다. 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면 된다. 그것이 도전자의 숙명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