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려 대통령의 역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침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와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검증'에 각 진영도, 언론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 시점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듬는 일을 맡았던 강원국 비서관의 책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지금은 메디치미디어의 주간으로 있는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는 김대중 대통령 때는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대통령 때는 연설비서관으로 재직했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말과 글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대통령들의 속마음을 읽어내고자 했던 그의 숨은 노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글쟁이라고 해도,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신념과 가치관을 대신해 전달하는 일이란 것이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강원국의 표현처럼 대통령은 말을 통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나라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그 말은 글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결국 말하기와 글쓰기는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은 다양한 방식의 연설문을 통해 자신의 뜻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소통한다. 그러하므로 대통령의 연설문은 단순한 글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말하는 방식, 글쓰는 방식이 어떠했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말이 쉬워 8년이지, 그또한 엄청난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강원국 주간은 글쓰기 분야에서 최고인 두 분과 함께 했던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하면서,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연설하는 사람의 생각하는 방식과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겠지만, 그토록 뛰어난 대통령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글을 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연설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글에서 느껴져야만 한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라는 지은이의 충고가 마음에 와닿는 대목이다. 진실한 모든 말과 글은 훌륭하다고 했다. 말과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전문적이든, 취미생활이든 앞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살아온 날을 보면 살아갈 날이 보인다."는 그의 한마디가 좋은 가르침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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