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자신의 속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많아진 듯 하다. 보다 적극적인 이들은 심리상담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을테지만, 통상적인 관심과 경제적인 능력을 지닌 이들에겐 내 감정을 제대로 살펴보고 현재의 상태를 보다 낫게 만들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독서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이 책 <내 영혼 독소배출법> 역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 겅타오 작가는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상담심리 연구원, 컬럼 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람의 심리,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등에 대해 연구해 온 사람이다.
그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차이점을 꼽으라면 성공한 이들은 일반인보다 영혼의 독소가 더 적다는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영혼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기분, 마음, 성격, 생각, 습관, 감정)에서 조금씩이라도 독소를 배출해 냄으로써 훗날 이러한 노력이 삶의 질을 바꾸고 운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까지 확언하고 있다.
물론,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결국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회피할 방법은 없다. 결국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스트레스를 잘 여과해서 양과 질적인 면에서 크게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침법한 스트레스에 원만히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묘수를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워낙에 이런 종류의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다보니 그 내용과 처방이 대략 비슷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긴, 마음의 병을 쉽게 치유할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점은 우선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있는 독소를 잘 배출해 낼 수 있겠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
몇해 전에 읽었던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란 책이 오버랩된다. 강신주 작가는 그 책에서 인간의 심리를 무려 48가지로 분류해서 자세하게 감정의 실체에 대해 설명한 바 있는데, 이 책은 영혼의 독소를 각각 기분의 병, 마음의 병, 성격의 병, 생각의 병, 습관의 병, 감정의 병 등으로 나눠 서른여덟 가지로 구체화하고 있다.
과연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합당한 것일까, 각각으로 구분된 것들은 다른 감정과는 확연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 책을 읽으며 의구심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내 감정과의 한판 승부라는 표현을 작가 스스로 한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에서 선정적인 문구를 만든 것인지 확인하긴 어렵지만 이 책을 잘못 읽으면 혹여 없던 마음의 병까지 더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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