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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팀 패배로 빛바랜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 레이스 - 삼성 vs SK 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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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에 대한 기대는 이제 접어야 하는 것일까. 개막전 이후 부진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는 차우찬이 SK전에서도 맥없이 무너졌다. 정작 본인의 답답한 마음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다지 여유가 없는 팀 입장에서도 오늘 경기만큼은 차우찬이 제 컨디션을 회복해 주길 간절히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간절함에는 아랑곳없이 차우찬은 2회에 급작스럽게 무너지며 2이닝 5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채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이만하면 지금 상황을 좀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제 구위를 되찾을 날이 오겠지만 그 시기가 문제다. 무작정 하염없이 '나믿차믿'을 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손에 잡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멘탈의 문제든 혹은 밸런스의 문제든 아니면 숨기고 있는 부상이 있는 것이든 확실한 것은 차우찬에게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그 문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차우찬 본인과 코칭스탭이 그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한다. 차우찬은 삼성의 향후 10년을 책임져야 할 에이스감이다. 조급함 보다는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냉철함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비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이승엽의 활약은 역시 '국민타자'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 어제 롯데전에서도 시원한 시즌 4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박석민의 투런포에 뒤이어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현재까지의 삼성 타선은 이승엽, 박석민이라는 쌍두마차가 끌고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둘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줘야 할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가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최형우가 부진을 탈피해 제 모습을 찾아준다면 삼성은 지난 2003년 이승엽 - 마해영 - 양준혁으로 이어지던 사상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능가하는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두 경기만이 남았다. 삼성으로선 악몽과도 같았던 4월이 저물어간다. 투타의 불균형은 여전하고 팀 순위는 좀처럼 치고 올라갈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는 선발투수대로, 불펜진은 불펜진대로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공격에서도 기대했던 만큼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달이 바뀐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제는 바닥을 치고 올라갈 시기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강력한 2번타자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박한이와 신명철, 조동찬 등 주전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최형우가 지난해의 포스를 되찾고 마운드 정비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면 5월부터 시작될 삼성의 반격을 기대해 봄 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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