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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2012년 삼성의 추락, 류중일 야구를 보여줄 기회다 - 삼성 vs 한화 3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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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빠진 타선으로도 두산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던 전날의 타격감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위풍당당하던 삼성 불펜진의 동반 슬럼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꼴찌 한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상승세를 이어가려던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는 뜻밖이었고, 2012년 삼성의 앞날에 대한 의문만을 던지며 끝이 났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한화 선발 양훈이 흔들린 틈을 노려 1회말 가볍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게다가 선발 고든도 5회까지 한화 타선을 상대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점차의 진땀나는 리드를 근근히 지켜내고 있었다. 과거의 삼성이었다면 어땠을까. 이때쯤 권혁, 권오준, 정현욱,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불펜진을 동원해 승리를 챙겼을 가능성이 99%쯤은 되었을 것이다.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던 고든을 빨리 마운드에서 내렸던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선발이 좀더 긴 이닝을 끌어주길 바랬겠지만 구위도 압도적이지 못했고 적지 않읕 투구수도 부담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구세주 역할은 최근 들어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심창민이 맡아주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네번째 등판에서 첫 실패를 맛봤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없다보니 심창민을 중용할 수 밖에 없었고 잦은 등판이 비밀병기 심창민을 노출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심창민에 제 아무리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리는 기대주라 해도 프로 경험이 일천한 신인에 불과하다. 전력 분석원의 레이다에 걸리면 장단점이 드러나기 십상이다. 이대수와의 13구 승부 끝에 결정적 한방을 얻어 맞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험이 적은 심창민이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뒤이어 나온 정현욱과 권오준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정현욱은 7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장성호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며 만원 관중이 운집한 대구구장을 일순간 적막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빠른 공의 위력도 예전같지 않은데다 전가의 보도인 커브마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대 타자들의 만만한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양훈과 김광수를 상대로 겨우 3안타를 뽑아낸 타선의 무기력함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돌아온 2번타자 박한이의 가세에다 전날 결장했던 이승엽까지 3번에 복귀해 타선의 무게는 한층 더해졌다. 게다가 최형우가 멋진 수비를 펼치며 타격감을 좀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8승 12패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점점 희망의 빛이 사그라드는 것 같아 그것이 더 안타깝다. 선발진은 선발진대로, 불펜은 불펜대로, 타선은 타선대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나의 구멍을 메꾸기에도 벅찬데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 위기지만 이또한 한번은 겪고 이겨내야 할 통과의례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류중일 감독의 삼성 야구가 새롭게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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