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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3차전 - 잘 차려진 밥상, 그러나 숟가락을 들지 못했다

by 푸른가람 201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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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보면 아쉬운 한판이었다. 넥센엔 미안한 얘기겠지만 오늘 경기도 삼성이 잡았더라면 시즌 초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팀 분위기도 상승세로 이끌 수 있었을텐데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후반까지 4:7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모처러 뒷심을 발휘하며 동점까지는 몰고 갔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쳤던 것 같다.

 6명의 선발투수들이 모두 한번씩 등판을 해 테스트를 받은 이후 두번째 로테이션의 시작이었다. 올시즌 팀의 제1선발로 낙점되었지만 개막전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던 차우찬이 절치부심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차우찬은 1, 2회를 무실점으로 잘 넘어가나 싶었지만 결국 3회 찾아온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한번 무너졌다.


그것도 타자들이 2점을 먼저 뽑아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역전을 허용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4번타자 박병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만루 홈런을 허용한 것은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타자 강정호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한 것은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차우찬의 부진이 단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하나의 반증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 사실 삼성이야 선발진이 차고 넘쳐 미래의 에이스감인 정인욱이 선발진에 끼이지 못할 정도다. 만약 차우찬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차우찬 자리에 정인욱을 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게 보여지지만은 않는다.

그 키는 불펜진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시즌 초반 삼성 불펜진의 위력은 예전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막강 불펜진이 총동원되었지만 결국은 연장 10회에 가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권오준도 2실점을 했고, 3실점을 한 정현욱이나 결승타를 허용한 안지만 모두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권혁이야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고 해도 1년 내내 한결같을 수는 없다. 천하의 오승환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불펜진들이 전반적으로 부진에 빠진 상황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단순히 차우찬이라는 선발투수 한명을 대체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5선발이니 6선발이니 하는 배부른 고민도 사실은 명불허전의 불펜진을 가정한 상황에서만 논할 가치가 있는 것인 것이다.

이런저런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어 불안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오늘 대구구장을 찾았던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마수걸이 홈런을 지켜봤다는 것만으로도 흡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석민과 더불어 삼성 타선을 이끌어 가고 있는 노장 이승엽은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과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고군분투했다. 이승엽이라는 위안거리가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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