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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2차전 - 에이스 부재가 불러온 '풍요 속 빈곤'

by 푸른가람 201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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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초반 널뛰기 행보를 하고 있다. 개막전 이후 내리 3연패와 3연승으로 오락가락하더니 다시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전날 두산과의 시즌 1차전에서는 선발 장원삼이 1회에만 8실점하며 초반에 승부가 갈리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초반 리드를 빼앗기며 힘든 게임을 자초했다.

삼성의 제3선발 윤성환은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3회까지는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졌지만 타자들이 득점 생산에 실패하며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지 4회 이후 6회까지 매이닝 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와 2/3이닝 동안 11개의 피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윤성환의 구위는 그다지 위력적이지 못했다.

팀의 1, 2, 3선발이 차례로 무너지고 나서 4, 5, 6선발이 승리를 챙겼던 지난 로테이션을 반복하는 듯 하다. 로테이션이 한번 돌면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차우찬과 장원삼 모두 실망스런 모습이었고, 윤성환은 지난주 KIA전 윤석민과의 맞대결 때보다 좋지 않아 보였다.


근근히 5할 승률을 유지하려고 하면 탈보트, 고든, 배영수가 다시 한번 힘을 내주는 수 밖에 없다. 시즌 개막전 많은 전문가들은 삼성 마운드의 불안 요소로 외국인 투수들을 꼽았었다. 기존의 토종 선발들은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두껑을 열어보니 아주 엉뚱한 양상으로 시즌이 전개되고 있는 모양새다. 당분간은 외국인 선발에게 위기탈출의 임무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마운드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타선이다. 도무지 터지지가 않는다. 물론 경기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프로라면 경기 내용도 중요하다. 프로 선수들은 팬들이 흥미를 갖고 지켜볼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과 같은 무기력한 경기로는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끌기에 역부족이다. 타격감 핑계를 대기에는 타선 전반의 슬럼프가 지나치게 길어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딱히 묘안이 보이지도 않아 보인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선발 마운드야 일단 차우찬을 불펜으로 내리고 정인욱을 선발로 돌려 본다고 하지만 불펜진의 구멍도 심상찮아 보인다. 정현욱은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지켜 보이고 권혁은 여전히 영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권오준과 안지만도 예년의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타선은 박한이의 부상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강력한 2번타자를 선호하는 류중일 감독의 입맛에 맞는 대체 요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응급 조치로 여러 선수들을 2번 타선에 기용해 봤지만 감독의 눈높이를 맞춰줄 선수가 없다. 리드 오프 배영섭의 출루가 수월하지 않고 4번타자 최형우도 깊은 부진의 수렁에서 빠져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은 그저 총체적 난국이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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