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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연패 탈출을 위한 꼴찌들의 결투 - 삼성 vs 한화 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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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탈출에 나선 양팀의 대결을 보고 있자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치열한(?) 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은 사실 이 자리에 있어야 할 팀들이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시즌 초만 하더라도 무결점의 전력으로 2년 연속 우승은 떼논 당상처럼 여겨졌었다. 지난해 꼴찌팀이긴 했지만 한화는 스토브리그 동안 가장 알찬 전력 보강에 나섬으로써 올시즌 돌풍의 핵으로 손꼽혔던 팀이었다.

지난해 야구판의 최대 히트 상품이었던 '야통'과 '야왕'이 이끄는 삼성과 한화는 시즌 개막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삼성은 투타의 엇박자 속에 믿었던 선발진이 삐걱거리고 타선도 힘을 내지 못하며 연패 숫자를 늘여가고 있고, 한화는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채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청주구장에서의 양팀간의 3연전은 3연패의 삼성과 2연패의 한화가 벼랑 끝에서 만난 셈이다. 둘다 1승이 절박한 팀이지만 승리의 여신은 단 한팀만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일 수 있다. 3연전의 시작은 삼성이 먼저 웃었다. 삼성은 상대의 어이없는 실책에 편승해 타선이 모처럼 폭발하며 깊은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사실상 승부는 초반에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삼성 선발 고든이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쳐주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삼성의 첫 득점은 2회초에 터져 나왔다. 선두타자 조영훈의 2루타와 배영섭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챤스에서 진갑용의 선취점을 뽑는 기분좋은 적시타가 이어지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1점은 결코 큰 점수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번에도 실책이었다. 손주인의 적시타가 터져나왔지만 1루주자 진갑용이 무리하게 3루를 노리다가 런다운에 걸렸다. 걸음이 느린 진갑용이 아웃될 것이라는 건 누가 보더라도 자명한 일이었다. 그런데 3루로 주자를 몰던 한화 유격수 이대수가 그 순간에 공을 흘려 버린 것이다. 일순간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한화 선발 안승민은 하필 다음 타자 김상수에게 통한의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승부의 추는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오늘 경기는 류중일 감독의 승부수가 주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차원에서 1, 2번에 김상수와 박석민을 기용했고, 5번 타선에 조영훈을 포진시키는 등 타선에 큰 변화를 주었는데 희한하게도 그 선수들이 공격에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큰 활약을 펼쳤다.

우선은 4연패에서 탈출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연패가 길어지면 자칫 시즌 전체 운용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오늘 승리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상존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불펜진이 그리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오늘 경기 후반에 차례로 등판한 권혁, 안지만, 정현욱 모두 예전과 같은 믿음직한 피칭은 아니었다는 것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시즌 초반 삼성의 앞길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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