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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두산전 4연패, 천적 관계 형성되나 - 삼성 vs 두산 4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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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4월 한달의 기억을 떨치고 분위기 전환을 모색해 보았지만 여의치 않은 게임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한 경기를 쉬었던 것이 오히려 타자들의 타격감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다. 4월의 마지막 게임을 기분좋은 승리로 이끌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자 했지만 두산 선발 니퍼트의 방패를 뚫기엔 삼성 타자들의 창끝이 무뎠다.

윤성환의 공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2회와 5회 허용한 실점이 아쉬웠다. 상대 타선에 밀렸다기 보다는 승부의 고비 때마다 집중력이 딱 2% 모자랐다. 2회초 와일드 피치로 허망하게 첫 실점을 허용한 것이나 정수빈에게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를 허용한 것 모두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5회초 추가 실점한 과정도 차분히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고영민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은 허경민에게 선두타자 2루타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제구가 흔들리며 이종욱, 김현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결국 2사 만루를 허용했고 노련한 김동주 앞에 밥상을 차려준 것은 선발투수 윤성환의 책임이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경기 막판 타자들이 힘을 내며 추격전을 벌였던 것을 본다면 윤성환이 마운드에서 보다 집증력을 발휘해 추가 실점을 막아주었어야 했다.


반면 두산 선발 니퍼트의 상승세는 오늘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니퍼트는 7회까지 삼성 타선을 맞아 안타 3개, 볼넷 2개만을 내주는 완벽한 피칭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4승째를 기록하며 다승 부문 1위에 올랐고, 팀도 롯데를 제치고 단독 1위로 나서는 기쁨을 맛봤다.

삼성으로선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간 8회에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0:5로 크게 되진 8회말이라면 승부를 뒤집기는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올시즌 삼성 타선의 집중력은 예전같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채태인의 한방만 터졌더라도 오늘 경기 승부가 어떻게 마무리됐을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고 고무적인 사실도 있다. 크게 뒤진 상황에서도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두산 중간 계투진이 흔들리는 틈을 노려 2점차까지 추격전을 펼친 것만 해도 팬들의 입장에선 고맙게 느껴지기조차 한다. 비록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9회말에서도 세이브 1위 프록터를 괴롭힌 것이 분명 다음 대결에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부상에서 돌아온 박한이의 가세로 인해 타선의 짜임새가 이전보다 나아져 보인다는 점이다. 2번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낮은 쪽 공을 좌익수 방향으로 밀어치며 2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한이가 류중일 감독의 기대대로 강한 2번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배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인 심창민의 호투도 삼성팬들에겐 또다른 볼거리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2번의 피칭에서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여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리고 있는 심창민은 오늘 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공 자체가 묵직하고 힘이 있어 당분간 노쇠화된 삼성 불펜의 젊은 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두산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지난해 삼성은 두산에 상대전적 13승 1무 5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었다. 그랬던 것이 올 시즌에는 4번의 대결 모두에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원치않는 징크스가 형성되지 않도록 내일 경기에서는 기분좋은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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