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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넥센 5차전 - 완봉승으로 일궈낸 카도쿠라의 한일 통산 100승

by 푸른가람 201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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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이 자신의 시즌 2승이자 한일 통산 100승을 완봉승으로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카도쿠라는 넥센과의 대구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동안 3안타 1사사구만 허용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시즌 유독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그였지만 오늘 경기에서만큼은 공수에 걸친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카도쿠라의 구위는 훌륭했다. 경기 막판인 9회까지도 직구의 위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넥센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중심에 맞은 타구들도 평범한 외야 플라이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어이없는 실책을 남발하며 맥없는 플레이를 펼쳤던 야수들도 오늘은 김상수와 손주인 등이 멋진 호수비로 카도쿠라의 호투를 빛내줬다.

사실 투구수만 생각했다면 7회, 조금 더 무리한다도 해도 8회를 마치고는 마운드를 내려가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마침 불펜에선 오승환이 몸을 풀고 있었다. 9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던 건 아무래도 카도쿠라 자신의 의지가 컸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76승, 한국에 건너와 24승을 더해 마침내 통산 100승의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100승은 거의 손에 넣은 상황이었고 이왕이면 그 승리가 완봉승이면 좋았을 것이다. 카도쿠라는 한국 무대 데뷔후 아직까지 단 한차례의 완봉승도 기록하지 못한 상태였으니 당연히 욕심히 날만 했다. 조금 무리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카도쿠라가 한게임을 온전히 책임져 준 덕분에 남은 주중 4연전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게 됐다.

수비가 잘 되니 경기도 잘 풀렸다. 화려한 안타나 홈런보다 야구에서는 역시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삼성 선수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야수들의 호수비 하나에 투수들은 더 힘을 내고 집중할 수 있다. 덕분에 야수들은 수비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더욱 공격에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니 사소해 보이는 수비가 결국은 팀에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타자들도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테이블 세터 1,2번 타자의 안타는 겨우 하나에 불과했지만 3개의 사사구를 얻어냈고 두개의 도루를 뺏어내 상대 배터리에게 부담을 안겼고 클린업 트리오도 모처럼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박석민이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최형우도 타점 하나를 추가했다.

어제 경기는 넥센이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고 한다면 오늘은 삼성이 공수에서 조화를 이루며 일궈낸 승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이 상승세를 이어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얻어내야만 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승수를 챙길 수 있을 때 차곡차곡 챙겨놓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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