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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7차전 -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던 시즌 첫 무승부

by 푸른가람 2011.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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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12회 연장전이 무승부로 끝나는 순간 양팀 덕아웃 표정은 극명하게 갈렸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손뼉을 치면서 덕아웃을 빠져 나간 반면, 삼성 류중일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2회까지 엎치락 뒷치락 하며 진검승부를 벌였지만 두 팀의 최종 스코어는 7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못했다.

장원삼과 이혜천의 선발 맞대결은 삼성의 우세가 점쳐졌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은 1회말 공격에서 박석민의 투런 홈런이 터져 나오며 연승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듯 보였지만 한동안 잠잠하던 에러질이 또 화근이 됐다. 내야수들의 실책이 잇따르며 근근히 버티던 선발 장원삼을 기어이 마운드에서 끌어내리고 말았다. 최근의 상승세와 초반 선제점이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장원삼의 2011년 시즌 출발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느지막히 팀에 합류한 장원삼은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아직까지 지난해와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5와 2/3이닝동안 10피안타와 1사사구를 허용하며 무려 5실점했다. 삼성이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장원삼의 부활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 중반까지 양팀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피말리는 승부를 펼쳤지만 막판 상승세는 역시 삼성 몫이었다. 7:5 두점차 리드 상황에서 류중일 감독은 필승조 안지만과 권오준을 투입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거의 100% 승리를 지켜냈겠지만 올해 삼성 필승조는 그때와 같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이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연패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두산 타자들의 의지가 빛났다. 패색이 짙던 두산은 7, 8회에 터진 최준석과 이원석의 솔로 홈런포로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9회에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고, 두산은 정재훈에게 4이닝을 던지게 하며 정면 대결을 펼쳤지만 결국 어느팀도 마지막에 웃을 수는 없었다.


야수들의 실책과 불펜진의 부진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중반 이후 보여진 타자들의 '묻지마 스윙'이었다. 두산 계투진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을 지 몰라도 제구력은 엉망이었다. 물론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이 삼성 타자들에 불리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확연히 볼로 식별이 되는 공에 어이없이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7:7 동점 상황에서 타자들이 조금만 더 집중력을 보이고 출루에 신경썼더라면 오늘 경기에서도 분명히 끝내기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여기에 하나 더 지적하자면 벤치에서도 한점을 뽑아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발빠른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도 너무 움직임이 없이 소심했다는 점은 지난 몇차례의 경기와는 분명 달라보이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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