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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영조임금 탄생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파계사

by 푸른가람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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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사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절 이름에는 참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계율을 어긴다는 파계(破戒)의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파계사는 당연히 그런 뜻은 아니다. 물줄기가 아홉갈래로 갈라져 있어 물길을 모은다는 뜻으로 파계사(把溪寺)라 하였다 한다.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기록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 애장왕 5년(804년)에 심지가 창건하고, 이후 조선 선조때 중창, 숙종때 현응 스님이 삼창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계사는 영조임금의 탄생과도 관계가 깊다. 세자를 낳게 해달라는 숙종의 청을 받은 현응 스님이 기도를 해 얻은 이가 바로 훗날의 영조였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파계사 성전암 법당에는 영조가 열한살때 썼다는 현응전 판액이 지금도 걸려 있고, 1979년 관음보살상을 개금할 때 불상에서 영조의 어의가 나오기도 해 이 설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파계사 진동루 앞마당에 있는 수령 250년이 넘은 느티나무도 영조임금 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당우는 입구에 있는 2층짜리 누각인 진동루와 법당인 원통전, 적묵당이 있고 군데군데 새로 지어진 건물들도 여러채 보인다. 절 자체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일주문에서 진동루 앞마당까지 이르는 숲길은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녹음이 우거져 있다. 물론 차로 주차장까지 편하게 오를 수도 있지만 파계사의 참 멋을 제대로 맛보려면 일주문에서 걸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파계사의 제일 깊숙한 곳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사양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 스님들의 수행을 위한 공간인 것 같다. 기와와 황토를 순서대로 쌓아올린 담장이 인상적이다. 굳이 출입금지 표지판이 없더라도 고즈넉한 분위기에 절로 발걸음을 되돌리게 되는 것 같다.




동화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동화사를 갈 때마다 들러봐야지 하면서도 매번 시간탓을 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던 곳이 이곳 파계사였다. 파계사를 찾았던 날은 하필 장맛비가 쉼없이 내렸다. 사진 찍기에 적절하지 않은 날이었지만 또 미루면 언제 찾게될 지 기약할 수 없어 욕심을 내봤다. 나름 안개 자욱한 빗속의 산사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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