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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한국시리즈 2차전 리뷰 - 감잡은 SK의 반격이 시작됐다

by 푸른가람 200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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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역전패의 충격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SK가 강팀인가 보다. SK는 10월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불펜진의 깔끔한 계투작전과 김재현의 홈런포에 힘입어 두산에 5-2 승리를 거뒀다. 이로서 시리즈 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한 균형을 맞추게 됐다.

오늘도 역시 문학구장은 매진사례를 이어갔다. 관중석의 화끈한 열기와 달리 선수들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가을비 이후 쌀쌀해진 날씨탓인지 양팀 선수들은 연신 실책을 연발했다. 특히 양팀 베테랑 박재홍과 김동주의 수비가 아쉬웠다. 김동주는 두차례의 송구 에러를 저지른 끝에 '98년 프로데뷔후 처음으로 1루수비로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날씨탓으로만 돌리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양팀 선발 채병용과 김선우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SK의 '두번째 에이스' 채병용은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불펜진의 호투 덕분에 패전은 면했지만 김성근감독의 기대에는 차지 못하는 모습이다.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자랑하는 SK지만 연일 계속되는 접전속에 불펜진에 부하가 걸린다면 승리를 쉽사리 장담하기 어렵다.

포스트시즌에서 이미 두번의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김선우는 절박한 상황에서 등판해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결국 4이닝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야수들의 잇단 실책 속에서도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버텼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1차전 패배에서도 웃음을 잃지않았던 김성근감독의 여유로움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2차전 승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 믿음에 SK 선수들이 화답했다. 시리즈를 거듭해 갈수록 SK의 기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반면 김경문감독은 뭔가 쫓기는 모습이었다. 송구실책을 거듭한 3루수 김동주와 오재원의 포지션을 맞바꾸는 도박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납득할만한 교체이유가 있었지만, 차라리 김경문감독 스타일대로 그냥 끝까지 믿고가는 편이 나을 법 했다. 물론 다 결과론이다.

문학에서의 혈전은 1승씩을 나눠가지며 잠시 휴전에 들어갔다. 같은 1승이지만 어느 팀에게 더 유리할지는 알 수 없다.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기 나름이다. 두산은 두산대로 적지에서 1승1패면 나쁠 것 없을 것이고, SK도 SK대로 2차전 승리의 상승세를 잠실 3연전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면에서 만족스러운 일전이라고 자평할 수 있겠다.

승부가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아 더 재미있는 한국시리즈가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작년과 같은 볼썽사나운 모습도 없다. 야구장은 연일 팬들로 발디딜 틈 없이 성황을 이룬다. 바라는 게 있다면 최고의 게임에 걸맞는 최고의 플레이들이 나왔으면 하는 것 뿐이다. 날이 점점 더 차가와진다.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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