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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그래도, 사랑 -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by 푸른가람 201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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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들은 글을 참 잘 쓴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원고를 써야 하니 글쓰기가 생활이고, 습관이 되었을테니까. 그런데 글을 자주 쓴다고 해서 자연스레 잘 써지는 것도 아닐 거다. 타고난 재주에다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그들의 명성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참 피곤한 직업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작가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마감 맞추는 게 아니던가. 매일의 방송시간에 맞춰,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글들을 몇년씩 써야 하는 그 일이 참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다작을 하되, 최소한의 수준 이상은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라디오 작가들에게 지어진 숙명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불편한 숙명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만의 매력에 빠져 17년째 라디오에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단다. 라디오 작가 정현주가 바로 그녀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그래도 사랑>이란 달달한 제목을 가진 책을 펴낸 사람이다. 17년이란 긴 세월동안 그녀가 라디오 DJ의 목소리를 빌려 청취자들에게 하고자 했던 얘기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때로는 즐거운 이야기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사랑 아닐까. 그녀는 이 책에 담겨진 글들을 통해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안겨준다. 사랑에 있어 거창한 해법이란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녀가 얘기하듯 언젠가 사랑때문에 울게 될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사랑'임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바라는 것처럼 처음 사랑이 시작될 때의 황홀감과 행복이 영원할 수는 없지만, 한층 여유롭고 성숙한 사랑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음도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작가 정현주는 책과 영화, 그리고 노래를 통해 그녀가 풀어내고 싶은 사랑 이야기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글로, 혹은 이야기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도 영화의 한 장면, 노래 한소절을 통해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법이다. 가을이 멀지 않았다. 그녀의 멋드러진 표현처럼 '사랑에 말을 걸어 온 영화, 책 그리고 노래'에 한순간 푹 빠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녀가 그랬다. 어리석은 사람들을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현명한 사람들은 그냥 사랑을 한단다. 그녀처럼 나도 이 말이 좋다. 사랑이란 본래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 답도 없는 질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사랑하라는 그녀처럼 용기를 내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질문 없이, 계산 없이, 지레짐작이나 괜한 걱정 없이 그냥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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