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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14차전 - 지긋지긋한 한화, 또 고춧가루 뿌렸다

by 푸른가람 201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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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유독 한화만 만나면 힘든 승부를 펼치고 있는 삼성의 묘한 징크스가 오늘 경기에서도 재연됐습니다. 어제 경기 승리로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 6패. 이제서야 한걸음 앞서 나가나 싶었지만 상승세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장원삼과 안승민의 선발 대결에서 조금의 우위를 예상했지만 승부는 예상치 않은 불펜싸움에서 삼성이 밀리며 홈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네요.



장원삼, 잘 던졌지만 2% 모자랐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원삼은 오늘 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 나갔습니다. 투구 내용만 보면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5와 2/3이닝을 8안타 2사사구를 내주며 3실점했습니다. 물론 QS를 기록하지 못했으니 선발투수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맞습니다. 6회초 수비에서 2사후 제구가 흔들리며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한 것이 장원삼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재앙이 된 셈입니다.

구원 등판한 권오준이 신경현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며 2실점한 것이 결국 오늘 경기의 결승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장원삼이 6회만 잘 넘겨줬더라면 오늘 경기의 향방은 조금 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또하나 가정을 해보자면 류중일 감독이 긴 호흡으로 한 타자 더 기다려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신경현은 사이드암이나 언더 투수에게 아주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좌완투수에겐 약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결과론에 불과합니다. 두 타자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투수 교체를 미루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1실점만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늘 경기 승패를 선발투수 장원삼의 몫으로 남겨 뒀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네요.



박석민, 깊은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나

최근 경기에서 박석민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한때 최형우와 더불어 쌍포를 형성하며 타점 경쟁을 벌이던 때도 있었지만 이젠 아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중요한 득점 챤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요즘 박석민의 이미지였는데, 오늘 경기에서 드디어 뭔가 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듯한 기대를 갖게 하네요.

박석민은 6회 대구구장 좌측 스탠드를 완전히 넘어가는 한점짜리 장외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에 불씨를 지폈습니다. 이전의 두 타석에서도 볼넷을 두개나 얻어냈고 2안타 1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부진하던 박석민이 컨디션을 회복해 준다면 암담한 수준의 삼성 클린업 트리오의 파괴력도 좀더 나아질 거라 기대해 봅니다.



최강 불펜? 쉬어가는 경기도 있어야지

오늘 삼성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고 갔으려면 6회 권오준이 실점을 하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물론 빗맞은 안타긴 했지만 결국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것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한화 쪽으로 빼앗겨 버린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지만이나 정현욱에 비해 류중일 감독에게 아직은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권오준의 현주소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다가 삼성이 박석민의 홈런으로 2:3 한점차로 한화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던 9회초 정현욱이 고동진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한방은 사실상 오늘 경기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한방이었습니다. 경기 막판 극적인 역전 승부를 꿈꾸며 필승 계투진을 출격시켰던 류중일 감독의 계산이 완전 틀어져 버렸고, KIA와의 주말 3연전 투수진 운용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투수도 안타를 맞지 않고 실점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8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라고 불리는 삼성의 불펜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쉬어가는 경기도 있는 법입니다. 오늘의 아쉬운 패배는 빨리 잊고 당장 눈앞에 불로 떨어진 KIA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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