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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43

다시 걸어보고 싶은 오대산 상원사 가는 길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지난번 월정사만 보고 돌아온 것이 마음에 걸려서 큰 돈(?)내고 상원사까지 올라갔다 왔는데, 그렇게 다녀온 상원사는 솔직히 성에 차지 않았다. 아마도 기대가 너무 컸던 탓에 실망도 크지 않았나 싶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천년고찰다운 고풍스러움도 느껴지지 않았고 규모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동종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상원사 동종이다. 상원사를 한번 가봐야지 했던 데에는 이 동종을 직접 보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다.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 제 36호로 지정되었고 주조 연대는 신라 성덕왕 24년(725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게 아니라 경북 안동누문에 설치되어 있던 것을 조선 예종때 왕명에 의해 이.. 2010. 8. 27.
구름과 안개를 마시던 하늘기둥이 있던 천주산 북장사 내 고향 상주에는 북장사라는 절도 있다. 물론 남장사가 훨씬 더 크고 유명하긴 하지만 북장사도 그에 못지 않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남아 있는 건물이 몇채 되질 않아 느낌이 좀 황량하고 쓸쓸했다. 물론 계절 탓도 있었을 것이지만 그것은 산사에서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함과는 차이가 있는 느낌이었다. 북장사는 상주시 내서면 북장리 천주산에 자리잡고 있으며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남장사에서 북쪽 방향으로 조금만 달리다 보면 작은 마을을 지나 북장사를 만날 수 있다. 진입로에 세워진 큰 일주문은 규모는 웅장하지만 고풍스러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아쉬운 생각이 든다. 신라 흥덕왕 8년(833년)에 진감국사 혜소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년이 훨씬 넘은 역사를 자랑하.. 2010. 8. 26.
아름다웠던 '천하명승 내장산'의 가을단풍 요즘처럼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이면 가을날의 서늘한 기운이 그리워진다. 그 청명한 가을 하늘이며 울글불긋한 색의 향연이 한창이던 지난해 가을의 내장산이 불현듯 떠오르는 이유다. 왜 다들 "단풍하면 내장산"이라고들 하는지 직접 가보면 굳이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내장산 단풍은 여타 이름난 단풍 명소와 비교해도 탁월했다. 가을이면 왠만한 산, 계곡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기 마련이지만 내장산처럼 온통 단풍나무 천지인 곳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서서히 물들어가는 단풍나무들, 아직 파란 빛도 있고, 발그레한 빛도 있고, 완전히 농익은 빨간 빛도 있었다. 말 그대로 온통 색과 빛의 향연이었다.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온 보람을 제대로 누릴 수 있었다. 아직 단풍이 절정을 이루기엔 조금 이른 시기였는데도 내장.. 2010. 8. 9.
밀양강 강가에 세워진 우리나라 3대 누각 밀양 영남루 영남루는 경남 밀양의 명소 가운데 하나다.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손꼽힌다 한다. 예전부터 영남루에 대한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밀양 땅을 밟기가 그리 수월치는 않았다. 자꾸 미루다간 세월이 없을 것 같아 작정하고 나선 날은 하필 뙤약볕이 절정인 한여름 날이었다. 차 밖으로 나가기 조차 꺼려지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영남루 누각에 올라서자마자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에 땀을 식혔다. 눈 앞에 펼쳐진 밀양강과 밀양 시내의 시원스런 풍광도 더위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래서 밀양루를 우리나라 3대 명루라고들 부르나 보다. 얼마 전에 다녀왔던 삼척 죽서루와 무척이나 닮았다. 바닷가가 아닌 강가에 세워져 있다는 것도 그렇고, 외곽지가 아닌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시민.. 2010. 8. 9.
흥겨운 세속의 소리가 어울어진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우리나라 삼보(三寶) 사찰을 다 둘러볼 요량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승보(僧寶)사찰 순천 송광사에 이어 오늘 다녀올 사찰은 불보(佛寶) 사찰 양산 통도사다. 불보사찰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사찰이란 뜻으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귀국하면서 통도사를 창건하고 진신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영취산으로 바로 잡습니다) 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에 걸맞는 사세(寺勢)를 자랑한다. 통도사 앞의 계곡에는 수많은 행락 인파가 몰려 이곳이 절인지, 유원지인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템플스테이나 단체로 불교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계곡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물장난을 치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이채롭.. 2010. 8. 8.
금환락지의 명당 터, 구례 곡전재에서 즐기는 고택체험 운조루가 금환락지의 명당 터라는 얘길 들었었는데, 그 인근에 있는 곡전재라는 고택도 역시 금환락지의 명당터라고 한다. 좁은 땅에 뭐 이리 천하의 명당 터가 많은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1929년에 박승림이라는 사람이 건축하였고, 이후 1940년에 이교신이 인수해 지금 5대째 그 터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역사로 치자면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전국의 그 유명한 고택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부농의 민가 형식으로 지어진 조선시대 후기 전통 목조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에 구례군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고택관광자원화사업 대상으로 지정되어 안채를 제외한 건물들은 펜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곡전재는 입구에서부터 특이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금가락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호박돌로 높.. 2010. 8. 2.
운조루에서 '他人能解' 베품의 삶을 배우다 우리나라 3대 명당 가운데 한 곳이라는 운조루에 대해 들은 것이 한두달쯤 전이었다. 삼남의 4대 명당이니, 우리나라 3대 명당이니 모두가 제각각인데다, 풍수지리에 대한 지식도 없다 보니 그런 좋은 곳이 있나보다 하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KBS-1TV에서 9시뉴스 방송을 전후해 나오는 '한국의 유산'이라는 짤막한 프로그램에서 생각지도 않던 운조루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기에서는 운조루가 명당이다거나 하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쌀뒤주를 통해 우리네 조상들의 나눔의 삶, 베품의 정신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 운조루에는 누구나 쉽게 열 수 있어서 필요한만큼 쌀을 가져갈 수 있는 쌀뒤주가 있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준다. .. 2010. 8. 2.
영조임금 탄생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파계사 파계사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절 이름에는 참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계율을 어긴다는 파계(破戒)의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파계사는 당연히 그런 뜻은 아니다. 물줄기가 아홉갈래로 갈라져 있어 물길을 모은다는 뜻으로 파계사(把溪寺)라 하였다 한다.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 기록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 애장왕 5년(804년)에 심지가 창건하고, 이후 조선 선조때 중창, 숙종때 현응 스님이 삼창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계사는 영조임금의 탄생과도 관계가 깊다. 세자를 낳게 해달라는 숙종의 청을 받은 현응 스님이 기도를 해 얻은 이가 바로 훗날의 영조였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파계사 성전암 법당에는 영조가 열한살때 썼다는 현응.. 2010. 7. 26.
늘 마음 속에 두고 그리워하는 담양 소쇄원 보고 또 봐도 좋은 사람이 있듯 늘 마음 속에 두고 언제나 그리워 하는 곳도 있는 법이다. 내겐 소쇄원이 그런 짝사랑의 장소다. 영화 속 배경으로 나온 모습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후 이제나 저제나 가볼까 기다리다 무작정 혼자 담양 여행을 떠났던 것이 2007년 6월경이었으니 벌써 3년 전 일이다. 그 유명한 메타세콰이어거리, 죽녹원도 놓칠 수 없는 경유지였지만 마음에 제일 큰 감흥을 남긴 곳 역시 이곳 소쇄원이었다. 광풍각, 제월당, 오곡문, 애양당, 고암정사 등 남아 있는 건물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원래부터 이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처럼 모두가 풍경 속에 잘 스며들어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대구서 담양은 참 먼거리다. 단순히 지도상의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거리가 더 먼 것 같다. .. 2010. 7. 17.
삼남의 4대 명당으로 꼽히는 봉화 닭실마을 닭실마을을 알게 된 건 딱 1년 전이었다. 불영사를 거쳐 닭실마을을 다녀온 친구의 사진을 보고 난 뒤부터 언제고 이 곳을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흘러 버렸다. 친구가 다녀왔던 그때 그 길을 이번엔 내가 혼자 거닐어 보았다. 같은 곳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느낌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을 나눠볼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봉화 닭실마을은 삼남(충청, 전라, 경상도)지방의 4대 명당으로 꼽힌다고 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보면 이곳 봉화 닭실마을, 경주 양동, 안동 내앞, 풍산 하회가 그 곳이라 한다. 지난달 다녀왔던 강릉의 선교장도 손꼽히는 명당 자리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닭실마을의 충재종택과 청암정을 둘러보면서 참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010. 7. 15.
빛바랜 단청과 오층전탑이 아름다웠던, 활짝 열린 사찰 송림사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 볼 게 있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마침 팔공산 근처에서 2박 3일간의 교육이 있어 첫날 일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있는 송림사를 찾았다. 동명에서 팔공사 가는 길가에 이정표가 있어 지날 때마다 궁금한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음을 기약하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송림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미리 알아 보았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에 위치한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인 544년에 중국 진나라에서 명관이 귀국하며 가지고 온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고려시대인 1092년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였으나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었다 한다. 이후 조선시대에 두차례 중건되었으나 현재는 .. 2010. 7. 15.
다시 1년이 흐른 뒤...2010년 여름날의 불영사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은 포스팅을 한 장소는 아마도 불영사가 아닐까 싶다. 몇해 전부터 매년 습관처럼 불영사를 들렀던 게 인연이 되었던 것인지 지난해에는 아예 1년 정도 울진에서 근무까지 하게 됐다. 사무실에서 출장나가는 길이면 항상 이 불영사 앞을 지나다 보니 불영사의 봄, 여름, 가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11월 초에 발령이 나 환상적인 불영사의 겨울 모습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게 아쉽다면 아쉬운 일이다. 다시 대구로 돌아온 지도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다. 예전 생각도 나고 해서 그 근처를 하는 길에 불영사를 다시 들러봤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불영사는 가도 가도 참 질리지 않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절인 것 같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이르는 아름다운 숲길을 걷는 십여.. 2010.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