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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밀양강 강가에 세워진 우리나라 3대 누각 밀양 영남루

by 푸른가람 2010.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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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는 경남 밀양의 명소 가운데 하나다.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손꼽힌다 한다. 예전부터 영남루에 대한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밀양 땅을 밟기가 그리 수월치는 않았다. 자꾸 미루다간 세월이 없을 것 같아 작정하고 나선 날은 하필 뙤약볕이 절정인 한여름 날이었다.



차 밖으로 나가기 조차 꺼려지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영남루 누각에 올라서자마자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에 땀을 식혔다. 눈 앞에 펼쳐진 밀양강과 밀양 시내의 시원스런 풍광도 더위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래서 밀양루를 우리나라 3대 명루라고들 부르나 보다.





얼마 전에 다녀왔던 삼척 죽서루와 무척이나 닮았다. 바닷가가 아닌 강가에 세워져 있다는 것도 그렇고, 외곽지가 아닌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시민들이 쉬 찾을 수 있는 공원같은 느낌도 많이 들었다. 죽서루에 비해 전망이 확 트여서 훨씬 더 시원한 느낌이 나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라 하겠다.





영남루는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건물로 신라 경덕왕때 있었던 영남사의 부속누각이 그 유래가 되었다 한다. 고려 공민왕때 밀양부사로 부임한 김주가 누각을 짓고 영남루라 칭하였고, 이후 조선 헌종때 소실되었던 것을 1844년에 중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어 경치가 매우 수려하며 누각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무척 빼어나 조선 16경의 하나로 꼽혔다 하는데 실제로 영남루 누각에 서서 주변을 바라보면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풍광도 풍광이거니와 좌측에 능파각, 우측에 침류각을 거느리고 있는 영남루의 웅장한 기품도 느낄 수 있다. 좌우의 누각들을 층계로 된 월랑과 헌랑으로 연결하여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여러 누각을 다녀봤지만 이런 형태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영남루의 북쪽에 있는 천진궁도 빼놓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이다. 천진궁은 역대 8왕조의 시조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으로 중앙에는 단군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하고, 동쪽에는 부여, 고구려, 가락, 고려 시조왕의 위패를, 서쪽에는 신라, 백제, 발해, 조선 시조의 위패를 봉안해 놓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음력 3월과 10월 춘추대제를 지내고 있다 한다.





날은 덥지만 밀양강과 어울어진 밀양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다리를 건너 강 건너편으로 향했다. 이 무더위에 헛수고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했지만 보람있는 수고였다. 잔잔한 밀양강에 비친 영남루와 푸른 하늘에 떠가는 흰구름의 반영이 아름다웠다. 영남루의 야경도 이에 못지 않게 훌륭할 것 같았지만 해가 지기까지 몇시간을 더 기다릴 자신은 없어 포기하고 돌아섰다.



관동8경도 다 돌아봤으니 우리나라 3대 명루도 다 돌아보고 싶지만 평양에 있다는 부벽루는 통일이 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땅이니 가까이 있는 진주 촉석루나 언제 한번 다녀와야겠다. 촉석루는 진주 살던 친구녀석이 군에 입대할 무렵에 한번 가봤던 곳이다. 언제까지나 청춘일 줄 알았는데 그때가 벌써 이십년이 흘렀다. 덧없이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세월도 그렇게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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