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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흥겨운 세속의 소리가 어울어진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by 푸른가람 2010.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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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삼보(三寶) 사찰을 다 둘러볼 요량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승보(僧寶)사찰 순천 송광사에 이어 오늘 다녀올 사찰은 불보(佛寶) 사찰 양산 통도사다. 불보사찰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사찰이란 뜻으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귀국하면서 통도사를 창건하고 진신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영취산으로 바로 잡습니다) 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에 걸맞는 사세(寺勢)를 자랑한다. 통도사 앞의 계곡에는 수많은 행락 인파가 몰려 이곳이 절인지, 유원지인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템플스테이나 단체로 불교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계곡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물장난을 치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통도사라는 이름은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 졌으며, 모든 진리를 통달하여 일체중생을 제도한다(通萬法 度衆生)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도사가 위치한 영축산의 모습이 석가모니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는데 직접 가보지 못해 확인할 방법은 없는 듯 하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기에 대웅전에는 따로 불상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적멸보궁이라 부른다. 이곳 통도사의 대웅전에는 사방에 네개의 현판이 붙어 있는 특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하나의 건물이 무려 네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동쪽에는 대웅전, 서쪽에는 대방광전, 남쪽에는 금강계단, 북쪽에는 적멸보궁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적멸보궁 현판이 붙어 있는 북쪽에는 진신사리를 봉안한 부도탑이 있다.








통도사는 대웅전을 비롯한 12개의 법당을 포함하여 65동 580여칸에 이르는 대규모 사찰이다. 대웅전은 국보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 건물들은 임진왜란때 소실되었던 것을 조선 선조와 인조 때 두번에 걸쳐 중수하였다 한다. 고려시대 건물은 대광명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은 근세에 지어졌지만 빛바랜 단청들에서 오랜 세월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통도사의 제일 깊숙한 곳인 대웅전 안쪽에 삼성각과 산령각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작은 연못과 다리가 있다. 마침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어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 아름다움에 매료돼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되돌아 나오는 길 아직도 계곡에는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흥겨운 소리로 가득하다. 보통의 산사들이 그저 고요함 속에 풍경소리가 가득하다고 한다면 이곳 통도사는 사람 소리가 넘쳐나는 사찰인 것 같다. 들어설 때는 고요한 산사에서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함을 뺐긴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었는데 나올 때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중생과 어울리며 소통하는 것. 이 역시도 종교의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요함 속에 끊임없이 수행정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렇듯 사람들에게 그 앞마당을 내어주고 좀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겠다. 승보사찰 송광사와 불보사찰 통도사는 둘 다 그 명성에 걸맞는 감흥을 주었다.










이제 남은 것 법보사찰 해인사. 올 봄에 한번 다녀오긴 했지만 마침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아 아쉬움이 컸었다. 무더위가 지나가고, 이런저런 바쁜 일들이 정리될 가을쯤 해인사를 다시한번 다녀와야겠다. 우리나라의 삼보사찰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그때쯤이면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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