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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97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 틱낫한이 전하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 먹고 살만한 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궁핍함을 느낀다. "행복"이란 언제나 그랬듯 인류에게 주어진 최고의 화두가 아닐까 싶다. 육체의 배고픔은 해결했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정신의 허기를 채울 수 없으니 사람들은 잡힐 듯 하면서도 실체가 보이지 않는 사막의 신기루와도 같은 행복 찾기에 저마다 열심이다.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에는 인류의 정신적 멘토이자 달라이 라마와 더불어 생불(生佛)로 불리는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며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평생을 읽어도 다 읽지 못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2012. 3. 22.
책과 여행과 고양이 - 최병준의 여행공감 독특하게도 지은이의 서문이 없는 책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여행 담당기자로 살아온 최병준이라는 사람은 그래서 자신의 삶과도 같은 여행을 23개(엄밀히 셈하자면 24개)의 키워드로 표현해 냈다. 그 키워드를 책과 함께 풀어내는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책 제목도 '책과 여행과 고양이'로 뽑아냈던 게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키워드로 그간의 경험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선은 그간의 여행의 행로가 아직은 짧고 보잘 것 없기 때문이요, 그것을 담아낼 글솜씨도 사진 실력도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의 폭넓은 식견과 잘 다듬어진 글솜씨와 시선을 잡아끄는 사진 한장한장이 부럽기만 하다. 공항은 여행을 향한 열정을 생산해 내는 곳이다. 공항은 연인과 비슷하.. 2012. 3. 19.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 숲을 즐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좋은 방법은 우리 주변의 어떤 숲에서나 자기 스스로 풍경 속의 한 점경(點景)이 되어 보는 것이다. 그냥 숲 바닥에 널려 있는 바위에 걸터앉거나 또는 숲 바닥에 그대로 퍼질러 앉아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요한 상태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들 대부분은 몸과 마음이 모두 번다하거나, 혹은 하나가 고요하더라도 다른 하나는 번다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욕심과 기대와 집착이 파도처럼 끊임없이 몰려 오는데, 어떻게 하면 한 순간이라도 몸과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절집 숲은 물론이고, 어떤 숲이든 찾을 때마다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에 온전히 머무는 일에 집중한다. 시간과 공간의 합일에 의해 만들어진 풍광 속에 놓인 나 자신에 .. 2012. 3. 17.
인생을 낭비한 죄 - 고뇌를 화두로 좌절을 희망으로 바꾸다 이 책에는 고뇌를 화두로 좌절을 희망으로 바꾼 수행자 스물 여섯 분의 귀중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책 표지의 오래 닳은 발우 사진이 큰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 같다. 빈 발우, 수행자의 밥그릇을 보고도 큰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큰 가르침은 어찌 보면 책 속에 있는 것도, 고요한 산사의 선방에 있는 것도 아닌가 보다. 우리가 그것을 깨닫느냐 아니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 지금 살고 있는 이 세계, 이 시간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큰 지혜를 가진 고승대덕의 수행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꼭 고난한 수행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비우고, 행동을 바르게 하면 내 삶도 옳고 바른 곳으로 향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믿어 본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사는 법.. 2012. 3. 13.
바람이 지은 집 절 세상 모든 절집은 바람願이 지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바란다. 흔히들 '이것만 이루어지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말을 한다. 대부분 그 바람은 무망하다. 바람의 목록은 무한정 늘어난다. 비루한 욕망에서 해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행복해지기 위한 바람이다. 그 간극은 아득하여서 야차의 세계와 부처의 세계에 걸친다. 그 사이에서 수많은 불보살이 우리 곁으로 왔다. 절집이 우리 곁으로 왔다. 나는 절을 좋아한다. 불심이 충만한 신자도 아니건만 목적지 없는 떠남의 끝에는 늘 절이 있었다. 그런데 절에 갔다고 해서 법당에서 절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드물다. 엄밀히 말하자면 절 자체 보다는 절과 속세의 경계를 그어 주는 듯 상쾌한 절의 숲길과 오직 바람이 울려주는 풍경 소리만이 고요함을 일깨우는 그 느낌.. 2012. 3. 10.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이어도를 훔쳐본 작가 김영갑 "손바닥만한 창으로 내다 본 세상은 기적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내 사진 안에 있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나는 그 사진들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다운 삶을 여한 없이 보고 느꼈다. 이제 그 아름다움이 내 영혼을 평화롭게 해 줄 거라고 믿는다.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한 지금, 나의 하루는 평화롭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제주라는 섬을 사랑해 20년 가까이 오로지 제주도의 중산간 들녘을 사진에 담는 작업에만 전념하다 루게릭 병이라는 불치병 진단을 받은 후에는 남제주군 성산읍 남달리의 폐교를 임대해 2년여간의 작업 끝에 국제적 수준의 아트 갤러리를 꾸며낸 사람. 이것이 사진작가 김영갑이라는 사.. 2012. 3. 5.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전문작가의 글은 아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나도 이런 류의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쇼핑하다 발견한 것이 네이버 블로그 '나무처럼'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구님의 에세이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였다. 그도 나처럼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하는가 보다. 물론 그 수준의 차이야 존재하는 법이겠지만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글을 통해 그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세상에 참으로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하지 않더라도 그의 짤막한 글과 사진 속에 담긴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쉽게 읽히는 책이란.. 2012. 3. 4.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어떤 면에서 생각해보면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마음 편할 수도 있다. 저항해본다 해도 개인의 힘으로는 바로 고칠 수 없는 것이 태반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장하준의 경제서들을 읽으면서 미약한 존재인 개인들의 의식이 깨어지고, 그런 깨어있는 개인들의 힘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불합리와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이 조금은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먼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제목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원래 착한 사마리아인은 신약성서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향하던 한 나그네가 길에서 강도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를 목격한 제사장과 레위인은 못본 척 지나갔지만 유대인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핍박받고 있던 사마리.. 2012. 3. 3.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장하준 교수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미처 다 끝내지도 못하고 다시 쥐어 들었던 책을 오늘에서야 완독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은 지금껏 우리가 '진리' 혹은 '사실'이라고 알았던 것들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 혹은 국경을 초월한 기업들의 세계 경제지배의 논리적 기반이 되었던 자본주의의 위선은 말 그대로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몇차례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신자유주의 컴플렉스에 빠져있는 듯 하다. 이건 우리가 수세기동안 시달려왔던 의 위력 그 이상인 것 같다. 신자유주의는 되돌릴 수 있는 시대의 흐름이며 이데올로기적 대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기업, 개인들까지도 모두 동일한 출발선상에 일렬로 서서 출발신호만을 초초하게 기.. 2012. 1. 29.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오롯이 담아두는 작업을 하고 싶다. 발 붙이고 살아가는 이 땅에 억지로라도 좀더 애정을 가지고자 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연고라고는 전혀 없는 대구에 정착해서 꽤 오랜 세월을 살아 왔지만, 그래서인지 대구라는 도시 자체에는 솔직히 별로 애착이 가지는 않는 편이다. 서울이나 부산, 인천 등의 대도시에 비해 발전이 뒤쳐진다고 한탄한다 해도 수십년 전의 모습에 비한다면 2012년의 대구 역시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가장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데다 각종 사고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게 덧씌워져 있는 도시가 또한 대구다. 그 좋지 않은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에게 그동안 가려져 있던 대구의 본모습을 .. 2012. 1. 29.
인생의 낮잠 - 사진, 여행, 삶의 또 다른 시선 낮잠이란 단어는 자연스레 여유로움과 나른함을 불러오는 듯 하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부채질 속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었던 낮잠의 기억이나 지독스럽게도 더웠던 1994년 여름 강원도에서 보냈던 군대시절의 꿈처럼 달콤했던 오침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여름 무더위 보다 몇배는 더할 인생에도 이런 달콤한 낮잠을 한숨 자줘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낮잠'은 두번째 읽게 되는 후지와라 신야의 에세이다. 얼마 전에 란 책을 읽고 난 느낌이 너무 좋아서 다시 그의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의 대표적인 전문 여행가이자 사진작가인 후지와라 신야가 CREA라는 일본 여성지에 연재했던 여행과 사진에 관한 서른여섯 편의 글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펴 낸 것이다. 사진, 여행, 삶의 또 다른 시선이라는.. 2012. 1. 26.
책, 세상을 탐하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책벌레 스물아홉명의 열렬한 책에 대한 사랑과 예찬이 여기에 담겨 있다. 공부벌레, 일벌레, 책벌레..재미있는 단어의 조합이다. 나는 분명 감히 책벌레의 범주에 속하지는 못하지만, 그리고 책벌레까지 되고 싶진 않지만 보다 많은 좋은 책들을 읽고, 갖고 싶은 욕망은 크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집에 그리 책이 많지는 않았고, 도서관을 찾아가서까지 책을 파고들만한 열정과 용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어느 곳이든 근처에 책이 있으면 펴 들고 보는 걸 좋아했었고, 큰 집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값비싼 가구나 전자제품 보다는 책이 가득한 집을 부러워 했었다. 물론 지적 허영을 채워주기 위한 장식용 책은 말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 2012.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