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을 그리다

팔만대장경을 모시고 있는 법보사찰 해인사

by 푸른가람 2011. 3. 18.
728x90


드디어 해인사를 다녀 왔습니다. 물론 해인사는 지난해 봄에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해인사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늘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찾았을 때는 때아닌 폭우로 입구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기억도 있네요. 모처럼 따뜻한 봄날씨에 가볍게 나들이 다녀오는 기분으로 합천을 향해 떠났습니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만만찮습니다. 물론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목이 붙긴 하지만 사찰을 들어설 때 입장료를 내는 기분은 좀 찜찜하긴 합니다. 성보박물관 앞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해인사를 향해 올라 갑니다. 이곳에서 해인사 까지는 약 1km 정도의 산길을 걸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물론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도 있어 맘만 먹으면 쉽게 해인사에 당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산사를 찾아왔으면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낫겠지요. 워낙 이름난 사찰이다보니 해인사 가는 길도 꽤 기대를 했습니다만 솔직히 조금 실망했네요. 많은 분들이 찾는 절이다보니 걷는 분들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 시멘트로 포장을 해두었네요. 바로 옆으로는 차들이 오르내리고 뭔가 조용한 산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워낙에 많은 분들이 찾는 절이다보니 어찌보면 그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도탑을 지나 일주문에 들어서니 뭔가 탁 트인 기분이 들어 좋습니다. 그리 울창하진 않지만 시원스런 전나무숲이 반겨줍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절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야산 해인사라고 씌어진 현판의 글씨가 시원스럽습니다. 좀 특이한 것이 해인사 천왕문에는 사천왕상이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벽화가 양면에 그려져 있네요.






드디어 해인사 경내에 들어 섰습니다. 왼편으로 보이는 게 해인도라고 하는데 법성계를 외면서 합장하고 길을 따라 돌면 사후에 업이 소멸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로같은 길을 따라 돌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이길래 저도 한번 따라 돌아봤습니다. 제 사후에도 업이 소멸되면 좋겠네요. 범종각의 사물들도 여느 사찰들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시원스레 감로수를 뿜어대는 물고기 모습이 정겹습니다.





해인사의 본당인 대적광전이 보입니다. 해인사는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어 대웅전이 아닌 대적광전이라 불립니다. 높다란 계단 위에 세워진 대적광전의 모습이 위엄을 드러냅니다. 마당에 세워져 있는 해인사 삼층석탑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찰 순례중이신 분들이 탑 주위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해인사는 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이자 우리나라 삼보 사찰 가운데 법보사찰로 이름난 대찰입니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의 명산 가야산 중에서도 가장 명당 터에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이름난 명승을 배출한 승보사찰 순천 송광사, 팔만대장경을 모시고 있는 법보사찰 합천 해인사를 비로소 다 돌아보게 됐습니다.


팔만대장경은 장경각 안에 모셔져 있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딱히 사진을 못찍게 하는 연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훌륭한 문화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면 따라야겠지요. 그저 틈 사이로 이름으로만 들었던 팔만대장경의 실체를 접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인사를 끝으로 이제서야 비로소 우리나라 삼보사찰 기행을 마칠 수 있어서 기분이 뿌듯합니다. 어찌보면 숙제 하는 기분으로 해인사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니 이름난 팔만대장경 보다는 일주문을 지나 만났던 전나무숲길이 생각나네요. 다음에는 이 길을 좀더 여유롭게 걸어봐야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