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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영취산 아래 자리잡은 성산이씨 집성촌 성주 한개마을

by 푸른가람 201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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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한개마을은 공사가 한창이다. 입구에서부터 중장비 소리가 들리고 수백년 나이를 먹은 고택 주변에는 구조물 들이 세워져 있어 어수선한 모습이다. 주변이 푸르름을 되찾는 때가 되면 지금의 분주한 모습도 사라지고 한개마을 본연의 고풍스러움과 유구한 세월을 느끼게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한개마을이란 지명은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크다는 뜻을 지닌 '한'과 나루, 개울이라는 뜻을 지닌 '개'가 합쳐진 이름이다. 순 우리말 지명이라고 하니 더 정이 가는 듯 하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에 위치한 한개마을은 조선 세종때 진주 목사를 지낸 이우가 터를 잡은 이후 성산 이씨 집성촌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조선시대에 지어진 100여채의 고택이 남아 있다.






그 세월만도 600년이 넘는다고 하니 나무 한그루, 돌멩이 하나도 함부로 대할 순 없을 듯 싶다. 한개마을은 풍수지리상으로 영남 최고의 길지라고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고택 마루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니 뭔가 달라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나이를 더 먹으면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얘기하곤 하지만 굳이 과학적 근거까지 대면서 얘기하지 않더라도 한옥에서는 자연과 어울어지고 교감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돼서 좋다. 완만한 산자락을 닮은 한옥의 곡선도 부드럽다. 한여름날 대청마루에 누워 보거나 매섭게 추운 겨울날 온돌에 몸을 지져본 사람이라면 한옥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이 마을에는 60여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름난 전통마을이긴 하지만 아직은 차가운 날씨 탓인지 왠지 스산한 느낌이 든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봐도 인적이 드물다. 대문이 굳게 닫혀 있는 집도 부지기수다. 아무리 이름난 한개마을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시골마을일 뿐이란 걸 실감하게 된다.





아이들이 자라는 데는 도시의 아파트촌 보다는 이런 시골마을이 건강을 생각해서나, 정서적인 면에서도 훨씬 좋을 것이다. 고풍스런 전통가옥을 잘 보존한 관광지로 가꾸어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겠지만 오늘은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로 시끌벅적한 시골마을이 문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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