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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K vs 슝디전으로 살펴본 대만야구 "만만찮다"

by 푸른가람 201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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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이번 SK와 슝디 간의 한국 vs 대만 클럽 챔피언전에 대한 글이 그다지 눈에 많이 띄질 않네요. 양국 프로리그간의 수준 차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인만큼 팬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의외긴 합니다. 경기를 앞두고 SK가 힘과 세기에서 대만의 슝디 엘리펀츠를 압도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었는데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1차전은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승부로 슝디가 SK에 3:2 승리를 거뒀고, 2차전에서는 절치부심한 SK가 5:2 승리로 사이좋게 1승 1패를 나눠 가졌지만 SK 김성근 감독 입장에서는 뒷맛이 개운찮을 것 같습니다. 김성근 감독 스스로도 "1차전에서는 나의 실수가 만았다"고 얘기할 정도로 군데군데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게임이었습니다.


2차전 역시 경기 중반부터 우위를 지켜나가긴 했지만 한국시리즈때 보여줬던 선수들의 집중력과 비교한다면 확연한 차이가 날 정도로 경기 내용은 깔끔하질 못했습니다. 상대 투수나 타자들이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렇게까지 힘든 승부를 벌여야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대목도 많다고 보여지네요.

물론 대만 야구가 달라졌다는 데에는 저 역시 동의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대만야구는 힘에 의존한 공격야구였습니다. 수비나 주루 플레이에 있어서의 세밀함은 부족했고, 공격 루트 역시 큰 것 한방에 의존하는 '모 아니면 도' 같은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조금 껄끄럽긴 해도 야구 수준 자체는 한, 두 단계 아래 쯤으로 깔봤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일본야구가 똑같이 한국야구를 무시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이번 클럽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슝디 엘리펀츠의 경기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마치 SK식의 야구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물론 슝디 팀이 추구하는 야구가 소위 말하는 '스몰볼'이고, 그것은 일반적인 대만 야구 스타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앞으로 상대해야할 대만야구는 분명 이전의 단순한 야구 스타일과는 달라질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곧있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 대표팀에게 있어서도 대만은 분명 만만찮은 상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일본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지만 대만전 역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대표팀에겐 오히려 대만이 훨씬 더 부담이 큰 상대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엔 큰 것 한방만 조심하면 됐겠지만 이번에는 좀더 다양하고 세밀한 준비가 필요할 겁니다. 일본전에서는 질 수 없다는 한국처럼, 대만에겐 우리가 바로 그런 상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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