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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광저우 야구 금메달 첫 고비 대만 넘었다

by 푸른가람 201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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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 사냥의 첫 고비였던 대만전에서 6:1 완승을 거두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 야구 대표팀은 껄끄러운 상대인 대만을 맞이해 선발 류현진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추추 트레인' 추신수의 연타석 투런포에 힘입어 예상외의 낙승을 거두며 지난 2006년 도하 참사의 아픔을 씻고 아시아 최강에 한걸음 다가섰다.

당초 팽팽하리라던 양팀의 대결은 초반에 균형이 무너지며 다소 싱겁게 진행됐다. '괴물' 류현진이 코칭 스태프의 기대대로 경기 초반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며 마운드를 이끌어주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한국 대표팀의 득점 공식은 정근우로 시작해 추신수로 끝난 셈이다.


톱타자로 나선 이종욱이 부진한 대신 정근우가 힘을 냈다. 정근우는 1회말 1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대만 선발 린이하오의 2구째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2점짜리 홈런으로 대만의 기를 눌렀다. 빅리거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추신수는 3회말에도 정근우를 2루에 두고 이번에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근우가 3안타 2볼넷으로 중심타선에 득점 기회를 제공해주면 추신수가 쓸어담아줬다. 대만 시리즈 챔피언 슝디 엘리펀츠와의 클럽 챔피언십에서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며 아시안게임 전망을 어둡게 했던 정근우는 단기간에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대만전 승리의 숨은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마운드에선 역시 류현진의 활약이 빛났다. 에이스 류현진의 존재는 국제대회에서 더욱 가치가 빛나곤 했는데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를 것이라던 야구팬들의 기대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4회까지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대만 타선을 봉쇄했다. 비록 중반 이후부터 구위가 떨어지며 6회초 1실점하긴 했지만 5회 2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오자 봉중근과 안지만을 차례로 내세워 팀 승리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수비에서도 대표팀은 대만 선수들에게 한수 가르쳐줬다.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윤석민이 마운드에서 몸만 풀다 내려간 후 갑작스럽게 구원 투입된 봉중근이 난조를 보이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후속타자의 내야 땅볼때 유격수 손시헌이 보여준 '명품수비'는 결국 경기 막판 대만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팀의 완승 덕분에 비난 수위는 낮아지겠지만 7회초 투수 교체과정에서 빚어진 해프닝은 곱씹어볼 문제다. 엔트리에 윤석민의 이름을 올리지 않고 23명 명단만 제출한 실수였다고는 하나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치명적인 실수였다. 만약 윤석민 대신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라 자초했던 7회 위기에서 대만이 추격하는 점수를 올렸다면 오늘 경기 결과는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 초반 가장 큰 고비였던 대만을 손쉽게 물리친 우리 대표팀은 내일 홍콩을 맞아 2차전을 벌인다. 워낙 수준 차가 많이 나는 팀이다 보니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방심해서도 안된다. 초반부터 전력으로 밀어부쳐 콜드게임승을 이끌어냄으로써 불필요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리한 경기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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