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푸른 피의 에이스, FA 배영수의 선택은?

by 푸른가람 2010. 10. 24.
728x90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여러 국제대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는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스토브리그에 들어갔다. KBO가 10월 24일 FA 18인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각 구단마다 내년 시즌 전력향상을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FA 18인 중 이번에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게되는 선수는 모두 여섯명이다.
 
배영수, 강영식, 송신영, 최영필 등 투수 네 명과 박용택, 박기택 등 두명의 야수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 중 역시 각 구단의 구미에 맞거나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만한 선수는 역시 투수 중에서는 배영수(삼성) , 야수 중에서는 박용택(LG), 박기택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올시즌에 보여준 실력만으로 보자면 박용택이 1순위가 되는 게 당연하겠지만 언론의 관심은 왠지 배영수에게로 쏠리고 있다. 역시 배영수가 시즌 말미부터 시작해서 포스트시즌 들어 서서히 기량을 회복해 가고 있는 듯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그같은 관심을 불러온 원인이 되었겠지만 또하나 야쿠르트 등 일부 일본 프로구단에서 영입 제의 소식을 흘리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야쿠르트는 삼성에서 퇴물취급을 받았던 임창용을 비교적 헐값에 데리고 가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배영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보다 금적적인 면에서나 야구 내외의 인프라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일본 무대 진출이 분명 배영수에게도 욕심나는 '고기'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국내무대를 등질 만한 상황도 아니다.


우선은 일본 구단의 속내가 어떤지가 중요하다. 일본 특유의 립서비스로 그냥 마음 한번 떠버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검증을 끝내고 최종적인 결정 단계에 들어선 것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칫 배영수가 그저 언론에서 흘러 나오는 얘기들에 혹해서, 혹은 야구계 안팎 지인들의 확인할 수 없는 소문에 이끌려 원소속구단인 삼성과 소원해진다면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키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하나 삼성 구단 역시 배영수를 바라보는 삼성팬들의 정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배영수가 삼성팬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과거 19880년대 김시진, 김일융에 이어 90년대 김상엽, 박충식 이후 에이스의 존재를 잃어버렸던 삼성팬들에게 푸른피의 에이스를 돌려주었고,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우완투수를 가졌다는 뿌듯한 자존심까지 세워줬던 이가 바로 배영수였다.

사상 최강의 전력을 보유했던 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어깨와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맞바꾼 선수이기도 하다. 이후 부상에 따른 수술과 재활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배영수는 삼성팬에겐 2000년대 삼성 왕조를 기대했던 자부심과 또한 그 기대가 허망하게 허물어져버린 아픔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존재다.


그런 이유로 이번 FA시장에서 배영수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삼성 구단은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파란피의 사나이 양준혁을 굴러들어온 선동열감독에 의해 힘없이 잃어야 했던 삼성팬들로서는 배영수마저 팀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다행히 선감독이 배영수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배영수가 자의가 아닌 타의로 팀을 떠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배영수의 지난 10간 활약에 대한 구단의 배려 내지는 앞으로의 4년 정도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이번 FA 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