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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FA 프리뷰 - 김동주, 박수칠 때 떠나라?

by 푸른가람 2007.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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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프로야구도 끝나고 이제 겨울날 난롯가에서 군밤까먹으며 FA 얘기나 하며 내년 시즌을 기다려야 한다. 때마침 기다렸다는 듯 FA시장도 문을 열었다. 아직 정식개장은 아니지만 상품전단지는 이미 돌린 상태다.

FA 빅쓰리, 김동주-이호준-조인성 맞어?

언론에서는 김동주, 이호준, 조인성을 올 FA시장의 빅쓰리라고 얘기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거포 김동주야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고,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까지 얻은 이호준도 어느 정도 자격은 갖춘 듯 보이지만 조인성이 빅쓰리에 끼일만한 지는 잘 모르겠다.

차라리 SK의 조웅천이나 한화의 정민철이 조인성보다는 더 입맛 당기는 상품이 아닐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조인성이 여전히 최고의 어깨를 보유하고 있고 프로입단후 올시즌 자신의 최고성적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게 더이상의 몬스터시즌은 없을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동주의 선택은? 일본행? 두산 잔류? 국내 타구단 이적?

역시 최고의 관심거리는 김동주의 행보에 있다. 1998년 프로 입단뒤 10년간 두산의 주포로 활약하며 3할대의 통산타율과 통산 200홈런에 불과 4개가 모자란 196개의 홈런을 담장밖으로 날렸다. 국내리그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은 국가대표팀 감독들이 모두 그를 믿음직한 4번으로 점찍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그는 일본전에 유달리 강한 면을 보였는데 일본 구단들이 그를 탐내는 데에는 이런 요인도 작용할 듯 싶다.

어쨋든 개인적인 일로 1년을 쉰 뒤 동기들보다 1년 늦게 FA시장에 나온 김동주에게 시장상황은 호재로 작용할 듯 싶다. 이호준이 있다지만 통산기록에서나, 올시즌 기록에서나 김동주를 위협할만한 뚜렷한 경쟁상대가 없다. 국가대표 드림팀의 단골 4번타자였던 그가 FA 계약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초대박계약이었던 심정수(삼성)의 4년간 60억 기록을 깰 것이라는 얘기들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일본 구단에서의 입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몸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변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최고 부자구단 삼성은 FA시장에서 장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비록 선동열감독과 프런트 사이에 이견은 있을지 몰라도 선감독의 의지를 꺾기는 어려울 것 같다. FA시장에서 큰손이 손을 뺀 상황에서 원 구단인 두산에 엄청난 댓가를 지불하고 김동주를 데려갈만한 국내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 일본 구단에서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지 않는다면 예상과 달리 김동주의 몸값은 상당부분 거품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김동주, 박수칠 때 떠나라.

김동주는 올해 우리나이로 32살이다. 동갑내기 이승엽은 일본 최고명문구단의 4번타자로 활약중이다. 힘에서나 기교에서나 결코 뒤진다고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LG의 이병규도 현해탄을 건너 일본무대를 밟은 첫해 주니치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의 짜릿한 손맛을 봤다. 김동주로서는 이번이 사실상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국내에 남든 일본으로 진출하든, 순전히 김동주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스타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국내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의 빈자리는 또다른 스타가 나와 채워줘야 한다. 내년에도 여전히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홈런포를 터뜨려 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그에게 미리 부담을 지어주지는 않는게 좋겠다. 오히려 기회가 될 때 도전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또한 성공가능성도 그 누구보다 높게 점쳐진다.

과거 국내 스타들의 해외진출은 순탄치 못했다. 국보투수 선동열의 경우가 그랬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도 한바탕 홍역을 치뤘었다. 이후 이상훈, 구대성, 정민태, 정민철 등 수많은 스타들이 일본무대를 밟았고 이승엽의 성공 이후 해외진출에 팬들의 거부감도 많이 줄어준 듯 하다. 가능하다면 김동주는 팬들이 박수쳐 줄때 떠났으면 좋겠다. 이승엽, 우즈와 일본 무대에서 홈런왕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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