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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시리즈 우승 同床異夢

by 푸른가람 2007.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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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뒤면 SK와 주니치, 두마리 용이 아시아 정상을 놓고 리턴매치를 벌이게 됩니다. SK가 난적 주니치와의 첫경기 승리 이후 3연승의 파죽지세로 결승에 안착했다면, 주니치는 기대밖의 졸전으로 일본내 비난 여론이 비등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수 아래로 내려다봤던 SK에 실책을 연발하며 낯뜨거운 패배를 당하는가 하면, 대만 퉁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막판 뒤집기로 겨우 한숨을 돌렸습니다.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 올스타에게도 초반 실점하며 아시아 최강다운 면모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치아이 "코나미컵 우승에 욕심 없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주니치가 우승에 목매고 있다는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니치의 오치아이감독은 "우승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대회 시작전부터 오치아이 감독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에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53년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방어전을 치뤄야 하는 게 그리 탐탁지 않았을 테지요. 그것도 이겨야 그저 본전인 게임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결승전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는 1차전때와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승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아시아 최고라는 일본야구계의 자존심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은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거듭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며 도쿄돔에서의 패배는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해도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벌어진 본선에서 당한 패배는 그야말로 치욕적이었을 겁니다. 상식적이라면 결코 다시 만나서는 안될 두 팀은 준결승에서 다시 맞붙었고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던 일본은 2연승이라는 달콤한 자기만족에 빠져있던 한국에 승리를 거두며 결국 초대 WBC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혼네(本音)와 다테마에(立前), 주니치의 두 마음 

혼네(本音)와 다테마에(立前). 일본인의 이중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말입니다. 겉으로는 "아시아시리즈에 욕심없다. 한국, 대만 등 주변국의 전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강자의 여유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속마음은 전혀 다를 것입니다. 어쩌면 "어쨋든 아시아 최고는 일본이고, 한국, 대만, 중국 너희들은 우리 따라오려면 수십년은 걸릴 거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까요? 그래서 관심이 집중되는 오늘 결승전에서 본때를 한번 보여주고 싶지 않을까요? 이래저래 오늘 결승전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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