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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임태훈 6차전 선발은 '무리수'일까 '승부수'일까?

by 푸른가람 2007.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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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돌려 한국시리즈 4차전으로 되돌아 가 보자. 시리즈 전적은 1승2패로 SK가 이제 겨우 한숨돌린 형국이었다. 두산은 리오스-랜들-김명제의 3인 로테이션대로 차질없이 투수진을 운영한 반면 , 예상과 달리 SK는 레이번-로마노-채병용의 3인 로테이션 대신 레이번-채병용-로마노에 이어 1선발 레이번 대신 '김광현'을 무적 리오스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각에서는 SK 김성근감독이 김광현을 중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정규시즌에서조차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다. 그가 두둑한 배짱과 불같은 강속구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한국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좌우할만한 4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는 감히 예상을 못했지만 '야신'은 그만의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또 그러한 믿음은 '믿기지 않는' 현실로 곧 증명됐다.

김광현의 눈부신 호투 덕에 전세는 단박에 역전됐다. 두산의 선발진이 3일만 쉬고 나와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 반면 SK의 선발투수들은 김광현 덕분에 하루를 더 쉬고나온 덕분에 씽씽투를 포수미트에 꽂아댈 수 있었다.

이제 한국시리즈 승부는 그때와는 정반대로 뒤집어졌다. 그래도 4차전 선발은 지더라도 1경기가 더 남아있다는 일말의 든든함은 가지고 있었겠지만 2승3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6차전 원정경기에서의 선발등판은 몇배 더 긴장되는 자리다. 그런 벼랑끝에 김경문감독은 아기곰 임태훈을 세워두려 한다. 신인에게 너무 가혹한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극적인 역전을 노리는 '승부수'가 될까?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6차전에는 김명제가 나와야 한다. 임태훈은 5차전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7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8회 단한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중요한 일전에서의 실점으로 자신감을 잃은 선수에게 마지막 게임이 될지도 모를 경기에 선발의 중책을 맡긴다는 것은 사실 임태훈외에 대안이 없다는 얘기일 것이다. 김명제의 컨디션에 좋지 않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믿었던 이승학은 시리즈 내내 부진한 모습이고, 이혜천은 직구 하나로 승부할만한 위력은 아니다. 불펜진의 양과 질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두산의 고민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속사정이 어찌됐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고, SK가 김광현 카드 성공으로 대반전을 맞았듯 두산도 똑같은 승부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제 2007년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임태훈의 어깨에 달렸다. 가혹한 현실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것이 프로야구라는 정글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자, 프로야구 선수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아기곰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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