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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인 퍼즐 맞추기

by 푸른가람 201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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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갈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어처구니 없게도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프로야구 선수들이 정당하게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선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당초 22명이었던 야구대표 최종 엔트리가 24명으로 늘어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무작정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불과 4년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출전국들의 수준을 만만하게 보고 미필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치욕을 맛봤던 야구계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대표선수 선발의 최우선 고려요인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도 일본은 아마 위주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기에 한국이 금메달을 딱 확률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4년전 사회인야구 선수 위주로 선발된 일본대표에게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던 전력이 있기에 결코 맘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국제대회때마다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대만도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해 있다.

금메달 획득과 병역 미필 선수에 대한 배려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해법은 있을까? 일단은 금메달을 따기 위한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것이 급선무다. 병역 혜택도 일단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만약 포지션별로 실력이 엇비슷한 선수끼리 경합할 경우에는 병역 미필 선수에 대해 우선권을 두는 것이 그나마 최종 엔트리 발표 뒤의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일 것이다.


나름대로 지난 5월 27일 KBO가 발표했던 예비 엔트리 60명에다 최근 추가된 김선우, 조동찬, 김상현까지 합쳐 모두 63명의 후보 가운데 최종 24명의 명단을 뽑아봤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조범현감독의 선택은 분명 이것과는 다를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로 대표되는 프로와 아마간의 입장 차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수(11명) : 김선우, 송승준, 손승락, 송은범, 이용찬, 안지만, 김광현, 류현진, 양현종, 정우람, 정대현


 김선우(두산) : 25경기 140.1이닝 13승 5패 3.72
송승준(롯데) : 24경기 151.2이닝 12승 6패 4.69
손승락(넥센) : 48경기 57.2이닝 2승 1패 23세이브 1홀드 2.18
송은범(S   K) : 36경기 110이닝 8승 5패 5세이브 4홀드 2.62
이용찬(두산) : 46경기 40.2이닝 1승 1패 25세이브 3.32
안지만(삼성) : 62경기 85.1이닝 9승 3패 9세이브 8홀드 2.74
김광현(S   K) : 27경기 166이닝 16승 5패 2.22
류현진(한화) : 25경기 192.2이닝 16승 4패 1.82
양현종(KIA) :  26경기 145이닝 14승 7패 4.28
정우람(S   K) : 69경기 95이닝 8승 4패 2세이브 16홀드 3.60
정대현(S   K) : 42경기 39이닝 1승 1패 4세이브 7홀드 0.92

좌완 선발요원들은 차고 넘치는데 우완투수가 양과 질에서 모자라 보인다. 일단 일본, 대만전 등 중요한 게임 선발을 맡아줘야 할 류현진, 김광현의 선발은 확정적이다. 최근 조금 부진한 투구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KIA 에이스 양현종도 선발이 유력해 보인다. 이승호, 봉중근, 장원준, 금민철 등 쟁쟁한 좌완 투수들이 많지만 이승호와 봉중근은 이미 병역문제를 해결했고 좌완 불펜요원으로 장원준, 금민철 보다는 정우람이 쓰임새가 많을 것 같아 보인다. 

우완쪽에서는 고민이 많았다. 불펜진은 두터운데 선발 투수자원이 마땅찮다. 기량과 국제대회 경험을 따지자면 KIA 윤석민이 선발되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 올시즌 부상과 부진, 그리고 최근에는 사직구장에서의 빈볼 시비 등으로 심리치료까지 받았던 윤석민에게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의 영광보다는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민의 빈자리를 대신해 당초 60인 엔트리에 들어있던 송승준, 송은범, 김선우가 일단 선발투수 역할을 맡아줘야 할 것 같다. 송은범은 최근 불펜으로 보직변경을 했지만 믿고 맡길만한 우완 선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표팀의 형편상 선발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손승락, 이용찬, 안지만,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삼성의 '안정권' 승리 트리오보다 더 강력해 보인다. 어느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겨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중간, 마무리 구분없이 경기 상황에 따라 마무리를 투입하는 집단마무리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역시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에게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정대현을 제외한 우완 불펜요원이 너무 많이 보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좌완 불펜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손승락, 이용찬, 안지만 가운데 한명이 제외되고 봉중근이나 이승호가 선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물론 양현종을 불펜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베이징올림픽 선발과정에서 아픔을 겪었던 임태훈이 송승준 대신 광저우행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어 보인다.


포수(2명) : 박경완, 강민호


박경완(S   K) : 113경기 .263 14홈런 64타점 도루저지율 37.5%
강민호(롯데) : 108경기 .312 21홈런 67타점 도루저지율 32.2%

박경완만큼 풍부한 국제대회 실전 경험을 가지고 있는 포수도 드문만큼 박경완의 대표팀 선발은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진갑용, 조인성, 강민호가 경합중이지만 차세대 대표팀 안방을 이끌어야 할 적임자가 누구냐 하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역시 강민호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진갑용은 부상과 체력 저하로 얼마전까지 2군에 있다 1군에 올라온지 얼마되지 않았고 조인성은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지만 박경완이 선발되는 상황에서 백업을 맡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


내야수(6명) :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최정, 손시헌, 조동찬


이대호(롯데) : 117경기 .359 41홈런 123타점 수비율 .994(1B)/.957(3B)
김태균(롯데) : 122경기 .264 20홈런 87타점
정근우(S   K) : 117경기 .307 2홈런 45타점 32도루 수비율 .979
최    정(S   K) : 107경기 .303 19홈런 74타점 10도루 수비율 .947
손시헌(두산) : 116경기 .281 8홈런 60타점 수비율 .976
조동찬(삼성) : 90경기 .291 9홈런 49타점 30도루 수비율 1.000(1B)/.903(2B)/.968(3B)/.867(SS)

이견과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 바로 내야수다.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대호의 1루나, 대표팀 단골 2루수인 정근우가 버티고 있는 2루,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손시헌의 유격수 자리는 거의 확정적이다. 문제는 3루 자리다. 실력이나 올시즌 성적을 봐서는 최정이 제격인 것으로 보여지지만 조범현 감독의 눈에 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범현감독은 최근에도 일본에 진출해 있는 김태균과 이범호의 대표팀 선발을 직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물론 조감독 전권으로 대표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대표팀 감독의 선호도가 크게 작용될 가능성은 높다. 그 선택에 WBC에서 보여준 이범호의 활약과 최정의 부진이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김태균의 선발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이었지만 유력한 지명타자 후보였던 홍성흔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이대호와 김태균이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가면서 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추가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조동찬과 김상현의 운명도 유동적이다. 내야 모든 포지션과 외야수, 대주자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쓰임새 많은 멀티플레이어 조동찬의 선발 가능성이 높지만 김태균, 이범호의 선발 여부에 따라 거포 김상현이 그 빈자리를 메워줘야 할 상황이 올 수 도 있다.


외야수(5명) : 추신수, 김현수, 이종욱, 김강민, 이진영


추신수(클리블랜드) : 118경기 .294 16홈런 68타점 16도루
김현수(두산) : 118경기 .304 20홈런 80타점 4도루 수비율 .989
이종욱(두산) : 111경기 .315 5홈런 49타점 29도루 수비율 .991
김강민(S   K) : 100경기 .324 9홈런 69타점 22도루 수비율 1.000(CF)
이진영(L   G) : 101경기 .331 7홈런 49타점 10도루 수비율 .988(1B)/1.000(RF)

다른 포지션에 비해 주전 두자리가 일찌감치 정해졌다. WBC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병역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추신수는 이번이 천재일우의 기회다. 올시즌 타격기계라는 명성에 비해 활약이 미미한(?) 편이긴 하지만 김현수도 외야 한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하다.

이용규, 이대형, 이종욱 등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 중에는 국제경기 경험과 올시즌 성적, 수비능력 등을 감안해 이종욱을 선택했다. 올시즌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김강민은 좌타자 일색의 외야라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지막 한자리는 공수 모두에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 이진영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외야수 후보 중에서는 병역 미필자(추신수, 김강민)가 많지 않아 최종엔트리에서 탈락된 선수들이 느낄 아쉬움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


* 각종 기록은 한국야구위원회, 스탯티즈( http://www.statiz.co.kr )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 각 포지션 선발선수중 붉은색 바탕이 있는 것은 선발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나타냈습니다.
* 선수 이름중 Bold체는 병역 미필 선수를 나타냈습니다.
*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내일 발표되는 최종엔트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겁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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