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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팀 레딩의 기대치는 갈베스, 실력은 나이트?

by 푸른가람 201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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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제2의 갈베스를 기대했는데 현재까진 나이트 보다 낫다고도 얘기 못하겠다. 레벨이 다른 선수라던 팀 레딩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다. 팀 레딩은 갑작스런 부상으로 팀을 떠난 브랜든 나이트를 대신해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됐지만 성적은 신통찮다. 3경기에 등판해 아직까지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상태(1홀드)이며 평균자책도 5.84로 매우 부진한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기사를 보면 삼성 감독의 판단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갈 줄 아는 능력이 좋은 편"이라며 나이트보다는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자신이 국보급 투수였는데다 투수 조련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평가받는 분이니 보는 눈이 일반인들보다는 훨씬 정확하겠지만 심정적으로 납득은 잘 가지 않는다.

분명 팀 레딩은 대단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기록만 보면 그렇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0승 이상을 두번이나 기록했던 유망주였으며, 한국 프로리그에 진출했던 그 어떤 외국인 투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투수가 고작 12만 달러의 연봉만 받고 한국에 왔다는 것도 믿기 어렵지만, 한국 프로무대에서 보여준 성적표 또한 빅리거 출신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그동안 한국 프로리그를 지배했던 많은 외국인 투수들이 있었지만 내 기억 속에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단연 갈베스였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이자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했던 갈베스가 2001년 삼성으로 영입됐다는 사실은 당시 큰 화제였다. 기대반 우려반이었지만 갈베스의 한국 데뷔는 화려했다.

적응기간이고 뭐고 필요없었다. 빠르고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과감한 몸쪽 승부를 마다 않는 파이터 기질까지 보유한 갈베스를 대적할 팀은 없어 보였고, 드디어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도 떼논 당상과 마찬가지로 여겨졌던 게 그때 분위기였다. 결국 이런저런 문제로 미국으로 떠났다 돌아온 갈베스는 페난트레이스 때의 그가 아니었다. 갈베스만 믿고 있던 삼성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맞아 처절하게 무너졌었다.(갈베스는 페난트레이스에서 15경기에 등판해 10승 4패 평균자책 2.47을 기록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6이닝 10실점으로 맹활약-.-;)


과연 팀 레딩이 갈베스급의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당장 전임자(?) 나이트 정도의 활약이라도 해 줄 수 있느냐가 삼성의 시즌 막판 선두 싸움과 포스트 시즌 향방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감독의 후한 평가와는 달리 내가 보기엔 제대로 한국 무대에 적응이나 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선발 투입을 위한 구위 점검차 등판했던 8월 12일 롯데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두번의 선발등판에서 나란히 부진했다. 8월 15일 한화전에서 6이닝 4실점, 8월 21일 KIA전에서도 5와 1/3이닝 4실점해 승리투수와는 인연이 멀었다. 이 정도면 나이트는 커녕 크루세타와 비교해서도 더 낫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골랐으면 못해도 팀의 제2선발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레딩에게 명예회복의 기회가 왔다. 8월 27일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29일 LG전에서 봉중근과의 맞대결을 다시 펼치게 됐다. 자신의 영입을 두고 고민했던 LG를 상대로 첫 승 도전에 나서게 되는 묘한 운명이다. 더 이상 한국무대 적응이란 핑계도 통하지 않을 터. 오늘 경기 투구는 레딩 본인 뿐만 아니라 삼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레딩이 코칭스탭의 기대대로 '목표가 사라진' LG 타자들을 압도하며 6,7이닝 이상을 2실점 이내로 막아준다면 레딩에게는 첫 승의 확률이 높아질 것이며, 삼성으로선 SK와의 1위 싸움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설령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기존 장원삼, 차우찬의 최강 원투펀치에 레딩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최강 불펜과 더불어 막강한 투수력으로 5년만의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쥘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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