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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양준혁 1군 엔트리 등록, 희망고문으로 그칠까

by 푸른가람 201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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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이 오랜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7월 26일 은퇴선언을 한 이후 무려 44일만입니다. 복귀 사유는 부상 후유증으로 2군으로 내려간 채태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 그리고 이번달 19일로 예정되어 있는 은퇴식 일정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동안 1군 선수들과 함께 이동하며 후배들의 타격지도, 베팅볼 투수는 물론 야구장 물빼는 일까지 앞장섰던 양준혁이 타석에 서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참 그렇습니다.

오랜 공백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선수들과 함께 기본훈련은 소화해 왔기 때문에 1군 적응에 그리 어려움을 겪을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어차피 순위가 확정된 상황이라 매일 경기에 나서지는 않고 주로 대타로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삼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 하는데 그 관계자가 누군지 궁금해 집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할 때에는 그런 상황 때문에 선발은 커녕 대타로도 타석에 설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더니,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정반대의 상황에 처하니 또 똑같은 이유로 홀대를 당합니다. 앞뒤가 안맞는 것 아닌가요? 결국 결론은 이거네요. 잘하나 못하나 양준혁에게 타석에 설 기회는 많지 않다는 거겠지요.

삼성의 잔여경기가 10경기이고,  이 가운데 몇 타석이 보장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통산 최다득점에선 KBO 사상 처음으로 전인미답의 1,300득점 고지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준혁은 현재 1,299점을 기록중에 있습니다. 통산 2,000안타 돌파할 때는 2,500안타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거라 기대했었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제가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사실 양준혁의 통산 개인기록 갱신보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선감독은 이전부터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선 경험많은 베테랑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왔었는데 이 얘기가 양준혁에게도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을 지가 궁금해지네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려면 현존 최고의 베테랑인 양준혁을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어찌보면 팬들에겐 또한번의, 마지막 희망고문으로 그칠 지도 모르겠습니다.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겨우 몇타석 기회를 보장받는다 해도 정상적인 타격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빌미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탈락시키려는 꼼수를 쓰지나 않을까 그게 걱정되는 대목이네요. 지금까지 해온 행태를 보면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부디 얼마전 대타로 나와 화끈한 끝내기 안타를 치고,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시원스런 홈런포를 터뜨려주던 그때의 감을 잊지 않고 주어진 기회에서 제 기량을 맘껏 펼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로선 포스트시즌을 함께 할 수 있을 지 미지수지만 그래도 그라운드에서 양준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화려하길, 그래서 많은 앵콜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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