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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푸른 바다의 시원한 바람이 돌려주는 바람개비, 영덕풍력발전단지

by 푸른가람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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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울진 방향으로 올라가다 영덕읍을 지나면 푸른바다(하저)라고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이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거대한 바람개비들을 만날 수 있다. 바닷가엔 그 유명한 영덕 해맞이공원이 있고, 그 좌측으로 올라가면 영덕풍력발전단지가 위치해 있다.


요즘이야 전국 각지에 거대한 규모의 풍력발전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이 풍력발전단지가 완공될 무렵인 2005년 초만 해도 이 지역에서 풍력발전은 조금 생소한 것이었다. 업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을 한참 전에 알았지만 과연 이런 큰 바람개비를 만들어서 얼마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사철 불어대는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니만큼 다른 발전수단에 비해선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어차피 산지에 들어서다보면 훼손은 불가피한 것이다. 최근까지도 풍력이나 태양광, 조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과연 자연을 어느 정도까지 이용하느냐 하는 가치판단의 문제인 것이다.


어쨌든 공사 초기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영덕의 관광명소가 된 지 오래다. 동해의 푸른 바다를 바로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풍광이 아주 뛰어난데다 바로 아래 해맞이공원이 자리잡고 있다보니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이곳에 캠핑장이 새로 조성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보니 큰 드럼통 같이 생겨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생각이 들기는 한다. 좀더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자료에 따르면 영덕풍력발전단지의 총 시설용량은 39.6MW로 1,650kW급 발전기 24기가 설치되어 있어 연간 9만 6,68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발전량은 영덕군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설치하는데 많은 초기 투자비용과 환경훼손이 뒤따르기는 하지만 한번 설치해 두면 반영구적이라 나름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얘기다.


한쪽 날개 길이가 41m에 이르고, 전체 높이는 80m가 넘는 발전기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로 아래에 서 있으면 윙~윙~ 하며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커다란 바람개비를 돌리는 자연의 힘에 또한번 놀라게 된다. 동해안의 야경을 제대로 즐겨 보려면 영덕군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달맞이 산행'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덕풍력발전단지의 밤 풍경은 낮과는 또다른 감흥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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