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서 승리한 SK, "문학에서 샴페인 터뜨리자"

5차전서 승리한 SK, "문학에서 샴페인 터뜨리자"

8회에 터진 김재현의 3루타 한방 덕분에 SK는 들뜬 기분으로 짐을 챙겨 문학구장으로 돌아가는 버스편에 몸을 실을 수 있을 것 같다.  홈구장인 문학에서 열린 1,2차전을 두산에 내주며 또한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던 것이 불과 며칠전이었는데 SK는 기적적인 3연연승을 일구어내며 '미라클 두산'의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기적의 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랜들 vs 레이번의 짠물 투구

양팀 선발 랜들과 레이번은 사이좋게 6이닝 무실점의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비록 랜들은 뒤이어 나온 투수들이 실점을 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2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긴 했어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에 비하면 오늘의 호투가 더욱 아쉽게 느껴질 법 하다. 하지만 잘 던지고도 패전의 덤탱이를 쓰기도 하고, 많은 실점을 하고도 멋적은 승리투수가 되기도 하는 것이 야구 아니던가.



다섯개의 병살을 치고 승리를 바라는가?

오늘 경기에서 기회는 두산이 더 많이 잡았다. 거의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들이 진루를 시키지 못했다. 고비때마다 터진 병살타가 악재였다. 병살타 3개가 나오는 경기는 승리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적시타도 아닌 병살타 5개가 봇물처럼 터지는 경기를, 그것도 팀의 주장선수가 3개씩이나 기록했다면 승리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는 게 사실일 것이다. 홍성흔은 2차전에서 쓰리번트를 성공시키며 후배들에게 '희생'의 의미를 각인시켜 주었지만 5차전에서는 '물귀신'이라는 단어가 야구경기에서 어떤 의미인지도 교육시켜 준 셈이다.  



또다른 '金의 전쟁', 김재현 웃고 김동주 울었다.

이번 시리즈 들어 뜨거운 논란의 정점에 섰던 두사람. 김동주는 2차전 채병용의 공에 몸을 맞은뒤 빈볼시비로 벤치 클리어링을 유도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서도 몸에 맞는 공이 속출하자 동기생 김재현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던 6회 이혜천의 몸쪽공이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마운드쪽을 향해 걸어갔고 김동주도 득달같이 달려나왔다.
 
두산의 김동주가 몸싸움에서는 전적이 화려할 지 몰라도 4번타자로선 현재까지 불합격점이다. 5차전까지 13타수 1안타의 빈타에 시달리고 있다. 상태 투수의 극심한 견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최준석, 홍성흔 등 뒤를 받쳐줄만한 위협적인 타자가 없다는 점도 김동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과연 홈구장의 잇점은 있는가?

양팀 모두 원정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의 구장에 열광적이기로도 유명한 홈팬들이 보여주는 뜨거운 응원이 팀승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까? 결론을 놓고 보자면 그렇다. 사실 홈이 홈이 아니요, 원정이 원정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문학에서 경기가 열린 1,2차전에서도 양팀 팬들은 1,3루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서울과 인천은 엎어지면 코닿을 동네 아니던가.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자가용을 타고, 버스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것은 인천의 SK팬들도 마찬가지.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홈구장의 잇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듯 싶다.

6,7차전은 장소를 다시 문학으로 옮겨 치뤄진다. SK의 홈구장이지만 결코 홈구장의 잇점을 얘기할 수 없다. SK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도, 두산이 결코 기죽을 필요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