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07 한국시리즈 분위기가 심상찮다.

by 푸른가람 2007. 10. 24.
728x90
'가을의 고전' 한국시리즈가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짓는 중요한 일전이다보니 양팀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웬지 노림수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거다. 그렇다고 해도 SK와 두산의 올 한국시리즈는 시작부터 뭔가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장면 1>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의 '김의 전쟁'
21일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문학구장 대회의실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김성근감독과 김경문감독, 이호준선수와 홍성흔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친근한 포즈로 사진촬영도 하고 미디어를 상대로 인터뷰도 가졌다. 그러나 웃음 뒤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고, 상대를 자극하는 불편한 말들이 오갔다. 논란의 중심엔 역시 리오스가 있었고, 김경문감독은 박재홍의 타격자세를 문제삼으며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장면 2> 이경규가 다녀갔나? 뜬금없는 몰카 공방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직전의 문학구장에선 생뚱맞은 '몰카' 공방이 펼쳐졌다. 물론 뒤에 어이없는 해프닝임이 밝혀져 양팀간 서로 문제삼지 않기로 얘기는 됐지만 이번 시리즈를 앞둔 양팀간의 신경전이 또한번 노출된 장면임은 분명해 보인다.


<장면 3> 발야구는 손으로 제압한다.
이젠 너무나도 유명해진 장면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이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5회 두산의 이종욱이 2루도루를 시도하다 박경완의 송구가 중견수쪽으로 흐른 틈을 타 3루로 내달리자 SK 유격수 정근우가 교묘하게 손으로 다리를 잡아 저지했다. 두산에서는 주루방해라며 어필했지만 2루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2루심을 보았던 오석환심판은 이후 오심임을 확인했지만 만약 1차전을 두산이 졌다면 이 장면은 두고두고 리플레이되며 양팀 팬들사이에 뜨거운 감자가 될 뻔 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뜨겁긴 하다.


<장면 4> 채병용과 김동주의 빈볼시비
한국시리즈 2차전 양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무사에 1루에 주자가 나가 있었고 타석에는 두산의 주포 김동주. 채병용의 투구에 맞은 김동주가 거세게 항의하며 양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대치한다. 상황을 봐서 빈볼이 나올 상황은 아니었다. 이번엔 두산에서 분위기를 유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6회 두산은 이대수와 채상병의 연속 적시타가 이어지며 기어코 경기를 뒤집어 버렸다.



<장면 5> 하필이면 부상부위에 또..
한국시리즈 2차전 3회말 SK의 공격. 무사1루의 찬스에서 이진영의 타구가 고영민을 향해 굴러갔다. 더블플레이를 저지하기 위해 1루주자 조동화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고 하필이면 스파이크에 이대수의 발목이 걸려 넘어졌다. 고의는 전혀 아니었지만 부상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이대수에게는 가슴 철렁하는 장면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정말 영광스러운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중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뛰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하물며 우승반지를 손가락에 끼기가 그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그 우승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떳떳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양팀간의 심리전이 지나쳐 분위기가 과열될 경우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앞으로 나오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낱 기우에 그치질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