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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SK 와이번스, 설마 이대로 무너지진 않겠지?

by 푸른가람 2007.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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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투수로 로마노와 김명제가 각각 예고됐다. 두산이 예정된 수순대로 리오스 - 렌들 - 김명제로 선발투수진을 운영하고 있다면 SK는 레이번 - 채병용 - 로마노의 순으로 카드를 뽑았다. 정규시즌과 비교해 2, 3선발의 순서가 바뀐 셈. 채병용의 컨디션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고, 그만큼 로마노가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결과론으로 얘기하자면 2차전까지 김성근감독의 투수운영은 실패했다. 1차전 선발 레이번은 6이닝 2실점으로 QS를 했으니 실패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상대선발 리오스가 워낙 뛰어난 투구를 보였던 탓에 억울하지만 1차전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2차전에서도 김성근감독은 예상과 달리 채병용 선발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고영민, 채상병 등 예상외의 복병들에게 홈런을 허용하더니 6회 2사 2,3루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김동주와의 빈볼시비가 채병용의 신경을 건드렸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벤치의 한템포 늦은 투수교체가 결정적 패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터운 불펜진을 왜 조금 일찍 가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혹자는 김성근감독 특유의 '감'이 이번 시리즈에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정규시즌과 다른 여유로운 시리즈 운영에는 뭔가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다분하다.



3차전 선발투수 로마노와 김명제를 비교해 보자.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로마노가 몇수 우위에 있다.  로마노가 12승4패 평균자책 3.69의 비교적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에 비해 김명제는 4승7패로 초라한데다 평균자책도 5점대를 넘겼다.

상대 성적에서는 도토리 키재기다. 두 선수 모두 1패에 평균자책점이 5점을 훌쩍 넘겼다. 특히 로마노의 피안타율은 3할대가 넘는다. 3차전은 선발싸움보다는 양팀의 불펜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명제는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과2/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경험이 큰 재산이다. 젊은 선수가 분위기를 타면 자신의 역량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SK가 경기 초반에 김명제를 공략하지 못한다면 3차전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다. 홈구장에서의 충격적인 2연패로 벼랑끝에 내몰린 SK 타자들이 조급하게 서두르게 된다면 3차전도 SK가 원하지 않는 흐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1차전에서 나온 정근우의 위험한 플레이로 SK는 게임도 지고, 야구팬들의 사랑도 한꺼번에 잃었다. 시즌 내내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며 팬들을 야구장으로 모으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던 SK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잠실구장으로 전장을 옮긴 두팀의 신경전은 여전하다. SK가 3차전 승리로 침체된 팀분위기를 추스리고 한국시리즈 첫우승을 위한 대반전의 전주곡을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록 한국시리즈 시작전에 SK라는 팀에 가졌던 애정은 많이 식었지만 야구보는 재미를 위해서라도 SK 선수들의 다시 한번 힘을 내주었으면 좋겠다.

이제 겨우 한국시리즈의 두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SK도 두산도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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