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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3차전 리뷰 - 흑마구 투수로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

by 푸른가람 201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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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귀환이라 불러도 좋을 만 하다. 배영수가 시즌 세번째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으로 올시즌 재기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다. LG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등판한 배영수는 7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수술 후유증과 쌀쌀한 날씨 탓에 빠른 볼은 그다지 위력적이진 못했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노련한 피칭이 돋보였다. 7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3개, 볼넷은 단 하나에 그쳤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배영수의 피칭이 기복이 없다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세번의 등판에서 19이닝을 책임졌지만 자책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0.47의 평균자책점도 훌륭하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더욱 경이로운 수준이다. 19이닝에서 15번의 출루를 허용해 WHIP가 0.79에 불과하다. 선발투수가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배영수는 더이상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파워피처가 아니라는 점에서 배영수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이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선발 로테이션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8개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운영되는 팀이 바로 삼성이다. 시즌 초반 삼성의 상승세에는 무엇보다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컸다. 당초 계산이 서는 투수라고 봤던 윤성환, 나이트가 조금 부진한 반면, 일말의 불안감이 있던 배영수, 크루세타, 장원삼이 지금까진 더 나은 투구를 보이고 있다. 배영수가 언제까지 팀내 제5선발에 만족할 지 지켜볼 일이다.

야구팬들과 언론에서는 배영수를 두고 '배덕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최고의 컨트롤 피처로 이름을 날렸던 그렉 매덕스의 이름을 본딴 것이다. 물론 '배덕스'로 성공할 수만 있다면 그마저도 고마운 일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팬들은 배영수의 불같은 강속구를 다시 한번 보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애타는 기다림은 그 누구보다 배영수 자신이 더 절실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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