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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5차전 리뷰 - 삼성의 내리막길이 시작되다

by 푸른가람 2010.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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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KIA와의 홈경기를 설렁설렁 할 때부터 어느정도 예상되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벌어놓을 수 있을 때 벌어두는 게 최선이었다. 언제나 시즌 초반과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위권의 LG를 만나 승수만 까먹은 채 강팀 SK, 두산과 연달아 만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양팀 선발 나이트와 봉중근 모두 상대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피칭은 보여주질 못했다. 거의 매회 주자들이 출루했고, 몇차례 실점위기를 맞기도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위기관리능력이었다. 봉중근은 3회와 4회 연달아 만루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나이트는 3회말 수비에서 연거푸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으며 순식간에 4실점하며 패전투수(시즌 2패째)의 멍에를 썼다. 시즌 초반의 부진 탈출에도 실패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아질 지 좀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자칫 나이트의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삼성의 투수진 운용도 꼬일 수 있다.


삼성 타선의 집중력 문제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지적하기도 민망하다. 3회 1사만루 절호의 선취득점 기회에서 베테랑 양준혁과 4번타자 최형우가 무기력하게 물러난 것이 아쉬운 장면이다. 제구력이 들쭉날쭉하며 애를 먹던 봉중근을 너무 성급하게 공략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양준혁이 그 상황에서 외야 플라이 하나만 쳐줬더라도 오늘처럼 완봉패를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봉중근은 6과 1/3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2군에 내려간 후 1군에 복귀하자마자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긴 것이다. 언론에서는 '속죄투'라며 호들갑을 떨지만 11일전 그날과 오늘 봉중근의 마음가짐이 차이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숱하게 찾아오는 위기상황을 무사히 넘기면 에이스의 면모를 보인 것이요, 실점이라도 하는 날이면 에이스답지 않다는 비아냥을 들을 테니까. 어쨌든 이번 사건이 LG 봉중근에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로테이션상 팀의 원투펀치를 내고도 1승 2패에 그친 삼성으로선 앞날이 걱정이다. 장원삼과 크루세타의 컨디션이 상승세라고는 하지만 상대가 만만찮다. 김광현이 가세한 SK는 투타에서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고질적인 잔루야구를 탈피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삼성의 우승전선에도 먹구름이 낄 것이 분명하다. 삼성이 어느덧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다. 박차고 나갈 힘찬 엔진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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